결국 무슨 도구든 쓰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그 사용도가 천차만별일까
특히나 인스타그램은 그러했다.
나는 딱히 다른 사람에게 많은 관심을 주고 싶지는 않아하고
그저 내 자신에게만 관심을 주려하는 성향이있었다.
왜냐하면 나 하나 추스리며 살기에도 만만치 않은 세상이니.
너무 많은 매체에 눈을 돌리다 휩쓸려버리기 보다는
나 자신을 제대로 추스려, 하루하루 계획된 삶을 살고
계획된 삶을 살다가 떠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낫다고 생각했으니까.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를 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은 것들에 시선을 두기보다는 내가 관심을 갖고자 하는 것,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에만 시선을 두려했다.
그래서 내가 팔로잉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팔로워들은 그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그런 나를 추스리고 내면적으로 더 풍요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남에게 시선을 돌려야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나를 채우기 위해선 인간이 갖고 있는 ‘모방’이라는 본능과 기술을 통해
다른 사람의 면면을 보며
마음에 드는 것들을 찾고 그 안에서 내 마음에 드는 것,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찾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편으로는 올바름을 추구하는 좋은 장점이 내게 있지만,
올바르다고 부르지 못할, 그 테두리 안에 들어오지 못한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성격이
나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기도 했다.
이를테면 이른 기상으로 하는 사람들
이른 취침으로 새벽부터 일어나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려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벽형 인간으로 사는 사람들이 옳다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게으르거나, 배울점이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마음 속에 낙인을 붙이곤 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먼저 주는 모습이 필요했다.
그래야 알고리듬에도 더 반영되어, '소통이 활발한 계정'으로 여겨지고
어떤 포스팅이든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을 확률이 더 높아지곤 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다른 사람의 모습과 삶 속에서,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사실.
내 마음에 드는 나의 색과, 취향들을 늘려갈 수 있다는 점.
나라는 존재를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순기능이 SNS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MZ 세대들이 뉴스레터만을 열심히 구독하는 모습들도 이런 '취향의 풍요', '나만의 색을 채워나가기'
활동에 연장선이다.
내 마음을 뛰게 하는 사람들이나, 뭔가 흥미로워 나를 잊을 정도로 파고들게 만드는 존재들,
세상의 대부분의 것들과는 어딘가 달라보이는 모습들.
그런 '힙한 존재'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나의 색을 더 칠해나갈 수 있음을, 뭔가를 더 배워나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아 이렇게도 살아가는 사람이 있구나? 멋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