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웹 바이럴 글쓰기, 테크팀 미팅, 계약서 작성.
루리웹에 바이럴을 일으킬 글을 쓰려했다.
아니 애니라고는 더 파이팅 말고는 본 적도 없는 나로서는 여 애니에 빠지는 그 덕후분들이 조금은 나와 다른 존재들로 느껴졌다.
그래도 베스트 후기글들을 가만 보니, 조금은 정상적(?)으로 만들 수 있을만한 글들이 보였다.
보통의 가성비 좋은 식당이나, 3-50대 으른들이 좋아할 그런 메뉴 사진, 간단한 포스트들이 제법 4-60,000 뷰에 80개 정도 좋아요를 받았다.
도저히 어떻게 할지 몰라 계속 베스트 갔던 글들을 보고 있던 와중에 뒤에서 인사를 건네던 한 분
"아니 입사한 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지금 야근을 하고 있어요?"
말끔하게 차린 모습으로 첫 면접 때 대표님께 안내해주셨던 그분. 다른 팀에 계시다 보니 아직 성함을 모르겠으나, 자상한 표정과 친절하게 안내하던 몸짓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이 나타나던 분.
"아 루*웹 때문에... 집에 가기 전에 어떤 식의 (바이럴) 글 띄울지, 구상만이라고 잡으려 했는데 감을 전혀 못 잡겠네요ㅠㅠ... 애니 게임 커뮤니티에, 저희 상품인 뇌 영양제를 어떻게 연관 지어 올릴 수 있을지..."
난 난감함을 숨길 수 없었다.
저번 바이럴로 웃**학에 올렸던 글들을 몇 개 같이 살펴보며, 여러 조언을 얻었다.
뒤 쪽에 있던 한참 형님뻘로 보이는 한 분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경재님에게 물어보셔도 좋고... "
경재님?!
알고 봤더니 웃**학에 무려 3개의 글에 수 만뷰를 띄우시며, 진성 웃*인 것처럼 그들의 언어로 베스트 글을 세 개나 만들어내렸던 분이었다.
게시물 3개로 한 커뮤니티에서만 연달아 10만 뷰 이상을 만들어냈으니, 내심 그분의 게시물들을 보며 대단하다 여겼었다.
웃대인들의 덕심을 내가 끼워 맞춰 글을 적기도, 루리웹 인들의 덕심과 겜심에 맞춰 글을 적는 것도 난감해하는 나에게, '아 그래, 42 때처럼 그저 잘 알 것만 아는 사람에게 가서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하나의 레버리지처럼'
내가 어려워하는 분을 너무도 쉽게 잘하거나, 혹은 오히려 이런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부탁하는 방법을 '레버리지(Leverage)’라고 했다.
루리웹, 윗대 코드에 맞춰 글을 쓰는 건 내 적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다. '아 마케팅에서 일하는 건 이런 쪽 글을 아무렇지 않게 써낼 수 있어야 하는 건가... 내게 맞지 않는 커뮤니티에 맞춰 마치 오덕, 웃대인인 양 낄낄거리는 멘트로 글을 써야 하는 건가...' 하며 힘들어하던 내게 '레버리지'라는 개념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건 참 행운이었다.
내일은 웃대 바이럴 프로(?) 크리에이터 경재님, 팀장인 예진님과 경합을 맞춰 어떤 글을 써나가야 할지 덧대 봐야겠다.
배민에서도 스툴을 여기저기 두고 늘 이야기하는데서 자신들의 이너 브랜딩 + 팀 내 끈끈함을 키울 수 있었으니.
점심때마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채소도 부족한 점심을 먹을 때면, '아 비건 회사로 가야 하나...'라는 고민이 든다.
조금 더 윤리적이고, 진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비건 제품을 유통할 수 있다면, 그 덕분에 이 시장을 조금 더 윤리적이고 공익적인 시스템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면, 그리고 점심때 마음 놓고 채소를 먹어댈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물론 이 회사의 문화, 실리콘밸리처럼 수평적이고, 또 상호 존중이 등골까지 깊이 새겨진 사내 문화를 과연 비건 회사라고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오늘 지인 한분이 비건 회사에 지원했다고 하니 혹시나 취직하시게 되면 물어봐야겠다. 근무 환경이 좀 어떻더냐고.
코딩을 겸하면서 일하고 싶다고 했던 내 말대로.
부족한 실력이지만, 데이터를 크롤링 혹은 스크래핑에 마케팅에 쓸 수 있는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 말했다.
그러자 테크팀 담당자님은 두런두런 얘기 끝에 파이썬으로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기본 입문서 한 권을 건네주셨다.
거창한 단어지만, 그로스 해킹에 관심이 있다며 쑥스럽게 말한 덕분에 내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제대로 봐주셨다.
'판다스', '토크 나이저'라는 키워드도 습득할 수 있었다. 파이썬으로 웹 페이지에 있던 많은 글, 리뷰들을 담아 긁어온 뒤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라이브러리인 판다스. 이 판다스를 알면 내 수준이 한층 더 올라갈 거라는 걸 깨달았다.
리뷰들을 긁어와, 타깃 유저들이 주로 쓰는 단어와 키워드를 알고 싶었던 내게, 이를 '토크 나이저(tokenizer)’라고 부른다는 점도 알려주셨다.
이미 해당 분야에서 쓰고 있는 키워드를 알게 되면 정확히 검색하고 해당 자료를 수집하는 시간이 줄어들 테니 이는 의미 있는 배움이었다.
감사하다며 예진님에게 받은 초콜릿을 건네주었다. 남자끼리 정중하게 감사하다며 건네는 모습이 생각보다 살가워 여러 번 다시 재생해보았다 머릿속으로.
웹 크롤러는 이미 사내에 본인이 다 만들어놔서 딱히 필요 없다고 잘라내시던 말씀도 기억이 난다.
내일은 팀장님, 경재님과 더불어 우선순위 + 루리웹에 어떻게 글을 쓸지 고민해봐야지.
앞으로 몇 개월만 일하고 그만둘지, 계속할지 생각해봐야 하려나. 비건 회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