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살아온 게 기적 같은 홀썸이

너는 어찌 보면 우릴 닮았구나

by 산처럼
얼마 전 이사 갔던 집에서


생각해보면
엄마 아빠 따라
돌아다니는 게 일상인 탓에

어딜 돌아다니는 게 익숙해져 버린 홀썸이...
고양이 치고는 낯선 곳 두려움도 없고,
혼자 여행하는 걸 즐기는 모습이
엄마 아빠를 닮은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모트로 일을 해야했기에 인터넷 환경이 좋은 카페를 찾으러다녀야했던 우리, 통풍이 잘되는 라탄 바구니에 아이를 두며 별 탈이 없는지 수시로 들여다봤다.


들개에게 물려 피를 철철 흘리기도
집 나가서 몇 주 만에 돌아오기도
폭우가 내리는 밤을 지나 며칠을 바깥에서 돌아오지 않기도 해서, 가슴 까맣게 태우던 날이 많기도 했지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안전할 담장이 있는 집을 바라고 또 수차례 이사를 해댔지만, 비웃기라도 하듯 늘 그 날렵함으로 집 밖을 쏘다니던 녀석.

그럼에도 지금도 우리 곁에 잘 있어준 게 기적 같기만 합니다...

건강히 잘 있어줘서 고맙고 고마울 따름...

30대 언저리의 우리 젊음을
다 불태워 살려내고, 또 길러내고자 애썼던
우리의 마음과 젊음이 모두 담겨 있는 녀석

정말 내 자식 같다는 마음이 들어요.

부모 마음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애는 안 낳으려고요 ㅎ
생명을 기른다는 게
그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어쨌든 조만간 담장이 높다란 집으로 또 가려합니다...

여집사조차도 이사가 익숙 해 지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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