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나 안개가 끼지 않아 햇볕이 밝고 별빛이 초롱함
종종 하늘에 무언가를 담거나 그려본다.
어제의 기원과 오늘의 슬픔, 내일의 희망까지 전부.
듣고 있는건지 마는건지 요요히 흐르다가
어느날 보면 하얀 구름이 한 토막 자라있다.
소원하는게 나 뿐만은 아닌지
한 조각의 구름은 몇날며칠 우후죽순으로 자라서
이내 곧 큰 비를 내리며 흩어진다.
희망과 기원은 상실이란 이름으로 비와 같이 흘러내린다.
구름이 무게를 못이기고 떨어져 내릴때까지
그 긴 시간 동안 하늘이 담고 있었던 건
누군가의 사랑스런 마음이 아니라
가슴을 얇게 베어내는 슬픔.
검고 하얀 마음들이 쏟아진 후
남은 눈물의 투명함.
무한히 흘러가는 덜 여문 아픔들.
그럼에도 하늘이 맑은 이유는
그 많은 아픔들의
푸른 날을 그리는 것.
햇볕 한 조각의 따스한 마음과
달빛 한 닢, 별빛 한 스푼의 위로를
전하려는 것.
흐려 담지 못하는 하늘이래도
차마 막아낼 수 없는 슬픔이 터져나와도
하늘은 대체로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