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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나 Jan 23. 2022

하늘은 맑음

구름이나 안개가 끼지 않아 햇볕이 밝고 별빛이 초롱함

종종 하늘에 무언가를 담거나 그려본다.

어제의 기원과 오늘의 슬픔, 내일의 희망까지 전부.

듣고 있는건지 마는건지 요요히 흐르다가

어느날 보면 하얀 구름이 한 토막 자라있다.


소원하는게 나 뿐만은 아닌지

한 조각의 구름은 몇날며칠 우후죽순으로 자라서

이내 곧 큰 비를 내리며 흩어진다.

희망과 기원은 상실이란 이름으로 비와 같이 흘러내린다.




구름이 무게를 못이기고 떨어져 내릴때까지

그 긴 시간 동안 하늘이 담고 있었던 건

누군가의 사랑스런 마음이 아니라

가슴을 얇게 베어내는 슬픔.

검고 하얀 마음들이 쏟아진 후

남은 눈물의 투명함.

무한히 흘러가는 덜 여문 아픔들.




그럼에도 하늘이 맑은 이유는

그 많은 아픔들의

푸른 날을 그리는 것.

햇볕 한 조각의 따스한 마음과

달빛 한 닢, 별빛 한 스푼의 위로를

전하려는 것.


흐려 담지 못하는 하늘이래도

차마 막아낼 수 없는 슬픔이 터져나와도

하늘은 대체로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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