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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나이트 Sep 13. 2016

백수와 지망생

무명의 낭만은 목표가 있기에 아름답다

추석이다.


사탕 하나로 행복해지는 유치원생이 아니라면,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 며느리, 자식 자랑할 거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전 국민이 스트레스로 풍년인 대한민국의 명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명절보다 차라리 크리스마스가 더 기다려지고 행복해진다. 적어도 크리스마스는 남과 비교 없이 가족들과 오붓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 (아...... 이날은 또 솔로들이 괴로운가 ㅠㅠ)


모두 괴로운 명절이지만, 아무래도 취준생을 비롯해 “너 뭐해? “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분들이 그중에서도 제일 괴로울 것 같다.


특히 친척의 탈을 쓴, 오지라퍼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달리고 있는 모든 지망생, 취준생들을 싸그리 ‘백수’로 뭉뚱그려 버리고는, 혀를 끌끌 차면서 ‘나이도 많은데, 부모님 생각해서 정신 차려’라고 말을 할 때면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목표에 집중, 불필요한 것은 포기


내 부모님 걱정, 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처럼 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잘난 척과 걱정하는 척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나의 대처법은 사실 안 만나는 것이다.


자격증 취득, 다이어트, 공무원 시험 등등 여러 분야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결국 목표를 위해 일정 부분을 포기한다는 점일 것이다.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내 사람이라면, 내가 내린 결정을 지지해줄 것이다. 명절에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혼자 작업실에서,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선택을 하는 것 까지 말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말하자면, ‘니 나이에 그게 뭐 하는 거냐. 정신 차려라. 할 건 해야지’ 등등의 말로 가르치려 드는 사람 치고, 진심으로 나에게 도움되는 사람은 없더라.


정말 보고 싶고, 걱정하는 분들은 문자 하나. 전화 한 통 주면서 기다려주겠다고, 응원하겠다고 말해주거든.



백수인지, 지망생인지 본인이 잘 안다.
 


그런데,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그래도 명절인데...... 작업한다고 공부가 되나’ 하는 마음이 들거나, 

‘너 그래 봤자 작업(공부) 안 하는 거 알아. 그냥 집에 와서 밥이나 먹어.’

라는 말을 듣는다면, 특히 부모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그때는 자신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대부분의 지망생들이 목표에 따라 매진하고 있겠지만, 솔직히 그들 속에 백수가 섞여 있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척! 꿈에 매진하는 척!
당신이 이해 못하는 나만의 세계가 있어, 말해도 몰라하면서, 잘난 척!
몰래 놀고 나서, 공부 또는 작업하느라 피곤한 척!


게다가 


그렇게까지 연습해야 해요?
나이도 있는데 이것저것 체면은 차리면서 같이 해나가야지요. 눈치가 있는데.


라고 말한다면 100% 라고 말할 수 있겠지.


사실, 사람 보는 눈은 다 똑같다.

음악을 들려주면, 전문가는 세련되게, 대중은 거칠게 평을 하지만, 대부분 같은 말을 하거든.


그러니 


남이 나를 열심히 안 하는 사람, 한량으로 본다면, 

본인 스스로가 떳떳한지 반성해보고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그러나 


남들처럼 효도 못해도, 여자 친구에게 반지 하나 못해준다고 해도, 


내가 진심으로 성실하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 당당히 말해도 된다.


이번 명절, 진짜 귀한 시간 알차게 공부(작업) 하겠다고 말이다.

지망생인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믿음을 가지고 지지해 줄 테니 말이다.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당신이 아름답다


지금, 놀고 싶은 것을 참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수험생이 안쓰러워 보여도 기특한 것은 ‘목표를 위해 노력’ 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망생이, 취준생이 힘든 나날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모습 역시 ‘목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를 비롯해, 이번 명절, 무명인 자신의 처지에 힘들어하는 많은 동료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어서이다.


비록, 나 역시 빌빌대고 있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 목표를 가지고 창작활동을 해나간 당신과 나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서 말이다.




글, 작성 : 이그나이트, 성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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