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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나이트 Mar 29. 2017

좋으면 좋다고 왜 말을 못 해!

대부분의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음악을 하는 과정 역시 대부분이 선택의 연속이다.

음향이 좋은가, 나쁜가. 멜로디가 좋은가 나쁜가. 편곡이 구린가 세련됐나. 등등

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면 그에 합당한 기준이 있어야 하기 마련이다. 좋다 나쁘다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미학적으로 음악사적으로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그런 학문적인 것은 모르겠다. 단지, 본인의 취향이 있어야 한다는 것만 알 뿐이다.



나만의 취향을 만들어야 한다

클래식한 미학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고, 트렌디함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고, B급의 싸구려를 지향하는 사람도 있다. 각각의 취향은 당연히 모두 매력적이다. 이런 취향을 결정짓는 것은 본인의 타고난 성향이 가장 크게 작용할 것이다. 힙합, 재즈, 발라드, 랩, 댄스 등등 좋아하는 데 이유는 없을 테니까.


그런데 타고난 성향 외에도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지식과 경험이다. 보리밥도 먹어보고, 쌀밥도 먹어봐야 둘의 장단점을 알고 그중에서도 나의 취향을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음악도 이런저런 음악을 들어보고 각각의 매력을 머리로라도 이해한 다음에 내 가슴이 추구하는 것을 확립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음악을 듣고 공부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본인의 취향이 성립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음악적 역량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있다.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어요. 좋은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학생들 말이다.



좋은... 것 같아요. 좋은 거 맞아요?

정말 둘 다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면, 저런 대답은 부끄러운 것이다. 독자가 아닌 이상 창작자로서 본인의 취향과 지향점을 모른다는 것은 공부를 게을리했다는 점이고, 본인의 지향점이 없다면 창작물도 분명 주제 의식을 담은 작품일 리가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본인도 설득하지 못하는 실력으로는 대중도 설득시키지 못할 테니 아직 창작자라고 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냥 다 좋은데요. 이런 대답도 위험하다.


이 세상에 다 좋은 것은 없다. 다 별 볼 일 없는 것은 몰라도.


와인 감별사처럼, 커피 바리스타처럼, 텔레비전에 나오는 맛 칼럼니스트처럼, 적어도 무엇이 좋고 무엇이 아닌지, 어떤 관점에서 매력적이고, 다른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는지 말을 할 수 있을 때. 본인의 음악적 목표가 생길 것이다.


그렇게 하나의 목표, 색을 잡고 나가다 보면 깊이도 생기고, 본인만의 개성도 담고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적어도 전문가로 말이 통해야 진짜 프로들이 어울려주기도 할 테니 말이다.


물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본인의 색을 정하고, 목표를 정하고, 아티스트로서 주관을 갖는 것과 대중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은 다르다. 결국 아티스트로서 스타가 되는 것은 기회와 운을 무시 못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결국 뭘 하던지 배고픈 고민이라는 똑같은 결론이다.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 ^^




글, 작성 : 이그나이트, 성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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