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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나이트 May 03. 2016

음악으로 먹고 산다는 것

대한민국에서 음악인으로, 

4인 가정의 가장으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지난 7년을 버텨왔다.


심지어 결혼 후 아내가 월급을 가져온 기간은 13개월에 불과하니.


실질적으로 외벌이였다!


물론 양가 부모님에게 변변한 용돈 한 번 못 드리고, 어떤 때는 생활이 아닌 연명의 수준으로 버티긴 했지만

어쨌든 살고는 있다.


주변, 특히 부모님들은 그런 우리를 언제나 걱정스럽게 생각하신다. 가난한 예술가... 굶진 않냐고...

그리고 강의가 없는 방학이면 쌀을 보내주시기도, 고구마나 감자 등 이런저런 먹거리를 보내주시기도 한다.


그럴 때면, 물론 강의료도 주요 수입 중 하나지만 다른 여러 수입이 있으니 괜찮다고 말씀을 드린다. 하지만 잘 이해를 못 하신다.


내 수입은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저작권료, 음원 수익료, 강의료, 기타 부수입 (내 음악이 아닌 음악 작업 수입. 다른 가수의 곡 작업등)

살기 편한 정도는 아니지만 기초생활수급자까지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내 음악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매달 몇십만 원 정도는 저축하며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입의 순환 구조를 보면 내 앨범을 발표하기 때문에 역으로 강의 등 지금의 수익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활동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나에게 음반 발표는 음악적 꿈 때문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투자의 의미로서라도 무조건 해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아무튼  이런 점에서 나는 정체성의 고민에 빠진다.


"나는 음악으로 생활하는 것인가?"

"수입만으로 봤을 때 나는 음악인이 맞는가?"


크게 봤을 때 모두 음악과 관련된 수입이기에 음악으로 돈을 버는 음악인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예술가라면, 뮤지션이라면. 순수 음악 창작 활동의 수입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로, 지금 수입만으로 보자면 나는 음악 산업 종사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우울한 점은. 음악을 하는 많은 예술인들이 창작 활동뿐 아니라 관련 활동을 같이 해도 수입이 절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며, 더더욱 우울한 점은 잘 나가는 음악 회사나 아티스트들도 음악만으로는 생각보다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여러 뉴스들을 보아 추측컨대 우리나라 저작권료 수입의 1위가 1년에 20억 정도라고 한다. (다음 뉴스 검색 결과) 겨우 20억이다. 한 나라의 1위가. 게다가 한류니 뭐니 문화 콘텐츠의 나라라고 말하는 나라의 1위가 말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을 생각하면 정말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현재 우리나라의 음악 사업을 움직이는 작곡가등도 저작권료가 주 수입이라기보다는 저작권료는 부수입이고, 다른 사업적인 수입이 더 클 것이다.


결과적으로 음악은 예술이 아니라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에 불과하며, 때로 음반(앨범)은 굿즈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렇다면 결국 예술가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사실 대한민국에서 음악을 하는 이들 중, 나 정도라면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창작 수입만으론 해결이 불가능한 생활비를 보면... 결국 나는 아직 너무 부족한 음악인인 것이다.


음악만으로 먹고사는 정말 진정한 예술가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글, 작성 : 이그나이트, 성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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