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일기(0)

오랜만에 키보드에 손을 얹고

by 먹사남

22년 6월의 글을 끝으로, 벌써 3년. 취미처럼 일상처럼 편안하게 글을 써 보려던 다짐은 가볍게 휘발되어 사라지고 시간은 내가 수시로 엎은 커피처럼 흐르고 의지는 쏟아진 스무디 자국처럼 눅진하게 바닥에 눌어붙어 그 형체를 잃어버렸다. 그 사이 나잇살 좀 더 차올랐다고 체력은 잘못 구운 와플처럼 바사삭 타버려서 예전보다 뱃살턱살 출렁한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3년간 재정적으로 사업적으로 인간적으로 별별 일이 다 있었는데, 서두에 대충 흘린 냄새로 요약하자면...


그렇다. 먹사남은 카페 사장이 되었다. 열흘 뒤면 2년을 꽉 채운다.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 몇 년간 수시로 했었지만 결국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처음에는 일을 손에 붙이기 바빠서. 조금 익숙해져서는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좀 더 지나서는 귀찮아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짝꿍(이었던 것)이 내 온갖 SNS를 들여다보며 꼬치꼬치 캐묻고 일상을 흘리고 다니는 것을 마땅찮아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크고 작은 질투는 귀여웠고 애초에 나는 온라인에 남기는 글과 사진에 큰 가치를 두지 않았으니 어렵잖게 손을 털고 반쯤은 잊고 살았던 것.


그럼에도 불쑥불쑥 떠오르거나 눈에 담기는 것들이 있어서 종종 메모를 해놓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 어떤 심상 같은 것만 슬쩍 남겨놓곤 했었는데, 휴일인 오늘 유독 평소 하는 여가생활에 집중이 안 되고, 온종일 자꾸 무언가 쓰고 싶다는 욕구가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쓰기 시작하는, 3년 차 커피 사장의 자영업자 일기~~~~ 지만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과거로 마구 점프하고 그럴 생각이다. 당장 1편부터 그럴 참이다.


자, 3년 차 프랜차이즈 커피숍 사장의 계획도 플롯도 퇴고도 순서도 없는 일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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