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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Nov 28. 2024

겨울 이야기


겨울을 접은 거리에는 봄을 나누는

색들이 숨어 있다

검은색의 조합으로

햇살은 봄의 전령들을 숨기고 있다

산다는 것의 음지엔

알록달록 사연들이 꼬깃꼬깃 접혀 있다

부드러운 간섭들이 빛을 내리고

따뜻한 거리에는 노래들이 흐른다

노래의 꼭지에는 감정들이 숨어 있고

그 감정의 그늘에 마음이 서린다

낙엽, 바람에 흩날리더니

고운 춤 허공에 뿌리고 땅으로 내린다

가을을 건너 겨울로 가는 길

폭닥한 눈이 내리는 도시가 그립다

나무들 사이로

밤을 지키는 가로등 사이로

눈꽃 휘날리며

밤의 도시엔 겨울의 고요가 내려앉고

따뜻한 마음을 품에 안은 도시는

그저 순수의 꽃이 휘날린다

겨울은 봄으로 가는 그림


2017.11.20.


시집 《오후 석 점, 바람의 말》


사진, 페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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