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그리운 삶의 그늘

by 김비주



가끔 그러고 싶어

그저 깔깔거리고, 봄 쑥떡 먹고

진짜 아름다운 정원과 숲을 가진 이의

집에서 검은 콩물 나누고 커피도 마시고

생활로 다져진 알뜰한 고구마 줄거리반찬과

순한 개의 선한 눈빛과 그저 내리는 비가

폭닥하게 삶의 영역으로 들어온 한날


가끔 아득하게 멀어져 가는 생과 이별 사이에

살아 있다고 느낌표를 가져오고 싶어

봄의 충만함이 시들해져 갈 때 꽃보다 좋은

삶의 그늘에 누워 살아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되네

빛이 사그라지고 어둠이 내릴 때는

전등을 켜고, 그 빛의 설렘 속으로 꼬리를 내리고 싶어



2025.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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