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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Nov 25. 2022

오후의 추억


하늘이 낮게 드리우고 풍경이 제 자리로

돌아갈 때쯤 지난 추억의 노래들 듣고 있다.

카사 비안카, 15년 전쯤 받은  cd가 처음으로

플레이어에서 돌아가고 봄의 한끝이 기울어져 갈 때

지나간 추억들 불러 모으고 있다.

밖은 선거유세로 확성기의 소리를 최대한 올리고

그 소리를 피해 볼륨을 더욱 올린다

해운대 달맞이 언덕엔 언덕 위의 하얀 집이 아직도

있고 추억도 아이비 잎새 하나로 저장되어 있다.

계속해서 울리는 노래는 참으로 익숙한 것들이고

모두 다 흘러간 팝송이다

팝이란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것, 나의 시는 가끔은 허접하고 외롭고 쓸모없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진한 고뇌가 고개를 쳐들 때 모래 위의 사막을 건넌다 사막을 건너는 방법이 절실한 오후

생떽쥐베리는 인간의 대지가 아닌 어느 별에  머물러 있을까.

가끔 인간의 고독이 나부끼는 깃발 같고 이별의 손수건이 사라진 지금 고독은 어디에서 이별을 그리워

하는 걸까.

음악이 멈추고 나의 시간들도 이별을 고한다.


시집 《봄길, 영화처럼》


2016.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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