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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Nov 24. 2022

집의 꿈


버스를 타고 오다 폐가에 나무 한그루

말을 시작한다

하늘 향해 입을 모두 내민 그들에게

도로가 넓어졌다고 바람이 이른다

개발이 시작되어 진행 중이라고

한때는 누군가의 집이었을


바람과 햇살, 시선이 머무르고

집의 꿈은 사라졌을 것이다

아이가 자라고 빨래가 마르고

밤이면 피로에 지친 누군가를 기다리던

그 오랜 꿈을

오늘 비 내려 물 오르고 나무는 집을 닮아간다


나는 흘러내리는 말들을 접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곤 가로수를 누비며 봄이 만발한

거리를 달린다

버스는 집으로 집으로 안락을 향해 달려간다


시집《그해 여름은 모노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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