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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Nov 04. 2022

엄마의 노래

눈물은 솟아요

길 잃은 아이처럼, 푸른 들을 빌려서 바다를 쌓았어요

허공에 걸린 눈물은 시커먼 구름을 만나 쏟아지고 싶어요

푸른 들 푸른 바다로 싸여가는 유월의 습지를

장마의 계절이라 우기고 싶어요


다리가 저리고 카페에서 순환되는 음악은

귀를 지필뿐 창밖에 흔들리는 나무의 순한 투정을

멈출 수 없어요

커피를 마시며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목으로 넘기는

엄마의 계절엔 우기의 숲들이 떠 다녀요

낮은 풀마저 흔들리는 작은 숲엔 엄마와 아이의

모자가 걸어가고 아이의 손에 들린 풍선을

오랫동안 지켜주고 싶었어요


오랜 기억처럼 저장된 숲의 시간을 열어

나무와 풀, 새가 날고 바람을 흔들어

날아가는 모든 풍선을 오랫동안 허공에

띄우고 싶어요


2022.6.22

울산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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