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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Oct 28. 2022

서툰 오후

낡은 여인이 시월의 그늘에 앉아

커피를 마시네

환하던 햇살 청춘처럼 달아나고

사랑초 꽃대 늘이며 꽃을 피웠네

어디서 오는 그늘인가

사방은 온통 어두워져

대낮에도 푸른 이마 짚어가며

찾아오는 고요에

흘려보낸 일기예보 꺼내보네


두어라 저 혼자 시퍼렇게

익어가는 오후

아파트 사이사이 걸리는

부드러운 침묵이 한숨을 꺼내놓고

낮아지는 시간처럼

납작해지네, 참 서툰 오후


20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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