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오후

by 김비주

낡은 여인이 시월의 그늘에 앉아

커피를 마시네

환하던 햇살 청춘처럼 달아나고

사랑초 꽃대 늘이며 꽃을 피웠네

어디서 오는 그늘인가

사방은 온통 어두워져

대낮에도 푸른 이마 짚어가며

찾아오는 고요에

흘려보낸 일기예보 꺼내보네


두어라 저 혼자 시퍼렇게

익어가는 오후

아파트 사이사이 걸리는

부드러운 침묵이 한숨을 꺼내놓고

낮아지는 시간처럼

납작해지네, 참 서툰 오후


2022.10.21


작가의 이전글글을 쓰다,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