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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Oct 30. 2022

ㅎㅎㅎ, 하하하와 흐흐흐

ㅎㅎㅎ, 하하하와 흐흐흐

김비주



댓글로 ㅎㅎㅎ를 참 많이 쓴다.

습관이고 또 애매함을 마무리할 때도 있다.

다는 아니다.

정말 좋고 충만했을 때도 ㅎㅎㅎ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하하하, 흐흐흐다.

감정의 골이 확연히 달라질 수도 있다.


읽는 이로 당황스럽게 할 때도 있겠다 생각하지만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댓글 중엔 너무 멀리 가버린 댓글들이 있다.

언어 논술을 가르칠 때 문학 장르 중 시는 답이 애매한 것이

아니라 답이 시 속에 있다고 가르쳤다.

단지 분석하지 않고 들여다보았을 때 답을 구할 수 있다.

함께 젖어보는 것, 시인의 마음으로 가보는 것이다.

그러면 답을 알 수 있다.

문제의 지문에서 이미 말하고 있다.

문학작품에서 모든 분석은 무의미해질 때가 있다.

그 작품의 의도를 벗어나 버릴 때다.


비문학은 키워드와 분석을 통해 핵심 주제문들을 골라내는

작업을 기술화시키면 되는 부분이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짧다.

많은 지문을 읽고 주제를 파악하는 훈련은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상 훈련이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는 그래서 중요하다.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그 메시지를 파악하는 훈련은 기술화보다 다독 후 알아지는

기술이기도 하다.

제목을 보고, 목차를 읽고 뼈와 살을 붙이면 그려지는 골격과 몸집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읽기는 상당히 소모적인 행위가 된다.


같은 주제의 책을 피해서 사는 일이 되기 위해서 이런 훈련은 필요 하다.

ㅎㅎㅎ에서 많은 생각이 번졌다.

애매함과 모호함을 건너서 당당함과 망설임을 함께 갖는

오늘의 비언어적 표지인 ㅎㅎㅎ는 시대적 산물이기도 하다.

휴대폰 문화에서 빌어온 아이들의 용어이기도 하다.

나는

오래지 않아 'ㅇ'과 'ㄴ, 놉'을 차용할지도 모른다.


2022.10.29. 아침 단상. 김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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