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드라마 엄마를 보며 펑펑 운다는 막내 오빠
싸가지 없는 아들 보며 펑펑 운다는 울 오빠
엄마에게 불효한 게 뼈에 사무쳐서 운다는 우리 오빠
오빠 나도 울어요.
아들 키운 엄마로 딸이 된 죄로
시아버지 제사 지내며 며느리 된 죄로
명절에도 힘들어서 거리가 멀어서 맏며느리라서
이 핑계 저 핑계 막내딸 걱정만 하시다 가신 엄마
힘든 것 자신이 안고 대접은 시어머니께
하라던 엄마
그게 당연하다고 배운 나 갈수록 심란하네요.
오빠 나도 울어요
엄마의 고두심이 나 같아서 엄마 같아서
난, 이제 내 딸에게 그렇게 가르치지 않을래요.
내 아들에게도
참으로 할 말이 많지만 조선 이전에 친정부모 제사를
시부모 제사와 같이 지냈던 당당한 우리 풍속은
어디로 갔을까요.
오빠 나도 울어요.
말 타며 함께 다니던 여인네 기상을
누가 가져갔을까요.
20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