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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Nov 14. 2022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가끔 끝의 시작을 말합니다


언어는 멀어졌고 꿈틀거리는 생각들이 발끝으로 떨어집니다


오늘도

태양은 모든 빛을 감추고

길 위에 출렁거리던 물결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흔듭니다


세계는 포식자인가요?


위태로운 발걸음 속에서 오랫동안 지구를 떠나

돌아온 이에게

구름이 말을 건넵니다


불 위에서 끓던 엄마의 마음이 나를 구원합니까?


폭우가 쏟아지길 기다리던 지구인은 노란 양푼을 꺼내고 지붕 위의 구름을 비벼 먹습니다


길에서 노래를 부르던 소년은 오늘의 라이브쇼를 접습니다


산책과 물음은 길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오랜 길을 눕히고 시작의 끝을 던집니다


시집《그해 여름은 모노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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