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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Jan 09. 2023

고양이 집에, 쥐가 살다

어젠 아침이 바빴다.

아침 글을 쓰고 요가 시간 하고 모처럼 산책을 다녀왔다.

날은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얼큰이, 코코, 길동이 엄마 캣맘을 만났다.

산책 시간이 늦어서 못 보겠구나 했는데 아이들 집 대청소를

하고 재정비한단다.

따뜻하게 해 줄 량으로 바람막이로 이불을 넣어 두었더니 그 안에 쥐가 살았단다.

고양이 두 마리 집이 있는  텐트 안에 겁도 없이 쥐들이 배설물을 실컷 싸면서 이불 안에 살았다.

덕분에 후각이 예민한 고양이들은 집 밖의 노숙생활을 한참이나 했다.

원인을 모르고 있다 얼마 전부터 쥐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집을 살펴 다 드러냈더니 엉망이었다.

웃지 않을 수 없다.

살 거라고 한 행위가 병균을 옮겨주는 놈들이라고 뭐라 하기에는 생존이 참 장렬했다.

아무튼 오후에 다시와 버릴 건 버리고 소독한 뒤에 집을 재정비한다고 했다.

덕분에 코코는 제 몸집보다 작은 박스에 몸을 구겨 넣고 동그라니 만 채 들어가 있었다.


쥐들의 행위가 웃기엔 참 그랬다.

집으로 돌아오는 좌광천은 아주 고요했다.

그저 터벅터벅 걸어오며 보는 길 위에 산수유 빨간 열매들마저 다 사라졌다.

한참을 앞만 보고 생각을 놓고 걷는데 아주 요란하고 바글바글한 소리가 들린다.

아 가장 따뜻한 위치에 햇볕이 부서지는 곳에 참새들이 옹기종기 수 십 마리가 재잘거리고 있다.

눈부시게 예쁘다. 오늘 참 잘 나왔다. 정말 예쁘다.

어제 아침은 이렇게 갔다.

아침 요가를 미루고 이 글을 쓴다.


2023.1.9 아침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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