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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축지법

by 김비주


춥지 괜찮아

춥지 않아


비 오는 보도블록에 비둘기 한 마리

종종거린다

눈으로 오는 마음을 쓸어

입으로 뱉어낸다

사람이 넘기는 마음 페이지

활자처럼 이리저리 산만하더니

거리의 사람이 뭉클 페이지를 넘긴다


바다에서

도시에서

산에서

생을 넘기는 사람들


책은 넘어가지 않고

빛바랜 쓸쓸함을 끄집어낸다


비는 내리고

비둘기 종종종

낯선 보도블록에

잠시 날개를 접고 부지런한 발로

땅을 접는다


201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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