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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by 김비주



공을 그리는 나무들 시간이다

겨울 중턱에 앉아 무릎을 세우고

빠지거나 깨진 이들처럼

바람을 맞는 일이다, 오늘을 세는


글잠 속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조각들이 흩어져 허 공을 헤맨다

노릇노릇한 속 배추, 고소함

진잎을 떼어내는 일이다, 말을 세는


시간을 허

공에 그리는 사람이

되어갈 때, 목련을 캔다

봄을 올리는

하늘에서 가까운 또 하나의 새다


2023.1.12


오랜만에 시를 씁니다.

여전히 시는 매력적입니다.

다 뱉지 않으려고 한참을 애썼지만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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