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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Feb 01. 2023

반여농산물 정류소 소고


어제는 버스를 탔습니다

어깨에 배낭을 메고 손에 가방을

든 아주머니

버스에서 내리기 위해

벨을 누르려고

몇 번이나 일어서다 앉으시는지

허겁지겁 간신히 벨을 누르고 내려가는데


늘 저런 모습으로 동동거리며

어머니!


오래도록

창밖만 보았습니다

반여 농산물이 지나고

버스가 도로 위를 달릴 때

굴곡진 삶의 전 생들이 나를 향해

무참히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2016.1.10


시집《오후 석 점, 바람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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