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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Feb 02. 2023

2월 첫날에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어디에도 속했다

가끔 꽃처럼 웃고

가끔 바람처럼 쌩하고

가끔 햇빛처럼 쨍하다

개울에서 물 흐르는 소리에

품은 마음을 다 내주기도 하고

청둥오리 자맥질에 기쁨이 오고 간다.

까치도 까마귀도, 참새도, 곤줄박이도

길 위에서 만나 길 위를 메운다


길의 너른 품 속을 헤매고 다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날엔

집안 모든 것들이 길에 둥둥 떠 다닌다

길은 길을 열고 나는 길 위에 흐른다

어디에도 속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가끔 빙그레 웃는다



2023.2.1 첫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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