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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Feb 07. 2023

시집을 내는 일은

또 하나의 버림을 아는 일

자유로워지니 단순해진다.

내키면 쓰고, 보이면 관심을 표한다.

1월의 반을 그리 보내고 나니 2월이다.

수첩에 할 일도 목록으로 쓰고 만날 사람도

새기는 중이다.

잠시 뉴스에서 벗어나니 세상이 까마득하다.

늘 같은 패턴의 뉴스에 에너지를 뺏던 일이 언제였나 싶다.

잠시 안온한 쉼 속에 일상을 챙기고, 두어도 흐르는 시간을

이기지 않아 살같이 빠르다.

절대적인 시간에 들어와 있으니, 두루 고맙다.

아침 요가로 과도한 필라테스로 경직된 근육을 잠시 풀고 나니 척추와 어깨의 시원함이 다리에까지 이르러 상당히 좋다.

계획된 일보다 오고 있는 일들을 맞이하고 있다.

작년 시집을 낸 후에 몇 달간 잠시, 오랜 해후처럼 만났던

고운 독자들 사이에 나를 끼웠다.

무명의 그늘에 있어도 진심으로 아껴 주시던 분들이 계셔서

참 좋았다.

그리고 마음을 내렸다.


단순해지고 조용하되 늘 한결같은 시간을 살기로.

변화가 많은 달이다.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이 동시에.

정월 보름 창문으로 보았던 달이 휘영청 떠 있어서

아름다웠다.

어둠 속에서 또렷하게 드러나던 모습이었다.

달을 쳐다볼 수 있는 순간을 살게 하는 요즈음이

참 고맙다.


2023.2.7 아침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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