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비주 May 26. 2023

우리, 여기까지



새끼 길냥이 쓰레기 집하장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눈 마주치자 힐끗힐끗 쳐다보며

달아날 자세로 빤히

두려움은 버려진 자의

최대의 공포

도시엔 모든 초록이 눈부시지만

한 포기 풀조차

외면한 시간을 살아내는 이들에겐

몰락의 시간


온 맘을 다해 불러보지만

날쌔게 외면해 버리는

또 하나의 슬픔

우린 건넬 수 없는 얕은 신뢰로

아침을 함께 하자는

덜 떨어진 성의를 무한히 보내는

짧은 손짓으로 지금을 다한다고

거침없이 뱉어낸다


2022.5.19

작가의 이전글 오월 끝자락에 앉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