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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Nov 26. 2023

구효서의 《비밀의 문》을 읽고

구효서의 비밀의 문을 마무리했다.

글과 글쓰기에 치열한 사유와 해체를

종교와 지배권력과 집단적 비이성적 지배체제를

형이상학적 관념의 세계가 지배했던 것과 동일시했다.

이들의 지배도구인 언어, 글과 말의 세계로 글을 쓰는 소설가로서의 글과 글쓰기에 관한 그의 고뇌는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과 주관화 된 관념의

세계에 대한 오만을 생각하게 했다.


왜 , 이 소설을 이제야 읽게 되었을까?

책을 가진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됐는데.

물론 중간에 앞부분을 읽었을 듯싶다.

단순히 사이비 집단에 대한 이야기라고 읽다가

방치했을 게 틀림없다.

구효서라는 작가였기 때문에 샀다가 서투른

판단을 스스로 했음에 틀림이 없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도 책을 산 지 10년 만에

읽었다. 이 책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선입견!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떤 것과 만난다는 건

참으로 절묘한 일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책에 있어서 젊은 날의 독서가 읽어야 한다는

맹목적 지적 욕구와 감성적 동기가 발로였다면

세월이 흐른 후 독서는 맹목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게 있어서는.

한때는 목적성으로, 지금 같은 경우에는 알 수 없는

책들의 유혹과 거기에 상응하는 필요가 조금은

작용하는 것 같다.

간격을 두고 읽어 낸  이 책들이  내가 가지고 있던

지식의 일부를 세탁해 주고 형이상학적 세계로의

지향을 추구하는 모든 관념들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모든 것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모습으로

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감사할 따름이다.


2016.8.22 (소소한 단상/김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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