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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Apr 04. 2024

4월이란 슬픔




목련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던 청춘은 가버리고

환하게 치솟아 오르던 고운 성정도 비바람에 내리고

오늘, 붉은 마음마저 봄이라 부르지 못하네


삶은 진득거려도 땅을 밟아서 가고

좋은 세상을 주겠다는 이들의 말들이 거세어질 때

아, 하늘 아래 꽃 피는 그대들은 누구인가


개나리, 산수유, 매화, 벚꽃이 세상 가득하고

눈물 많은 세상에 달달함으로 하늘을 가리네

피어라 피어서 하늘에 닿는 길, 비 내리기 전에 날아 보자


보리 내음이, 보리의 푸른 싹들이 대지에 가득한 날

눈물마저 내던지고 푸르름에 취해, 세상 한끝에

시름 걱정 잠시 놓아두고, 어머니의 풋보리 간식을

허공에 놓아두고, 보리개떡 먹어도 따뜻하게 사랑할

세상이 필요하네



20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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