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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Apr 13. 2024

독백



말은 잠긴 입안에서 빠져나와

비에 맞은 벚꽃잎처럼 땅 위로 떨어지고 싶어요


말할 이도, 말할 날도 자꾸 지워서

가끔은 하르르하르르 꽃잎처럼

날아도 보고, 누군가의 어깨에

살며시 내려와서 그립다고 티 내고 싶어요


시간은 잠긴 우물처럼

출렁이지 않고

내 안에 가둔 우물도 찰랑이지 않아요


자꾸 멀어져 가는 풍경을 거두어

연두연두하던 봄빛의 끝자리에 놓고

무지개 꿈꾸던 어린 날처럼

말의 무지개도 걸치고 싶어요


2024. 4.14


자꾸 세상에서 너무나 단순해진 삶으로 이행이

잠시 힘든 날, 다시 무지개처럼 펼쳐질 시간을 생각해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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