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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Apr 24. 2024

봄날의 공존



오랜만에 공존이란 낱말의 의미를 오래도록 생각했습니다.

아침 산책하는 동안, 식물의 부활은 놀라웠고 겨우내 움츠렸던

모든 세상을 온통 초록빛으로 펼치는 것입니다.


길냥이 어린 산모의 무용담과 돌출 행동, 유선염과 발정으로

인간에게 외면당하기까지, 가끔은 많은 일들이 내 밖의 일이란 사실을 뼈저리게 자각합니다.

나 또한 소외된 삶을 어느 순간부터 자초했고 그것을 은근히 즐기기까지 하게 된 여러 이유 중엔 타인과의 공존이 참으로 어려웠던 날들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고립된다는 것은 인간에겐 외로움이지만 또 다른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에게는 생명을 내주는 일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좌광천에 비둘기들이 멋진 모습으로 비행하여 땅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모처럼 봅니다.

시간을 맞추지 못해 요즈음 못 보았었지요.

먹이를 주던 어르신을 근래에는 한 번도 뵙질 못했지요.

작년에 뵐 때 건강이 안 좋아 보이시던데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비둘기들은 늘 오던 자리에 습관처럼 돌아다니며 사료가 아닌

풀밭의 먹이를 찾아다닙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근래 보았던 넷플릭스의 기생수는 인간의 욕망과 생각을 되짚어

보게 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노량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관점의 다각화, 나만을 우리만을 생각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많은 오류들을 가슴으로 가져옵니다.

이것도 나만의 생각 오류에 빠진 건지도 모르지요.


세력의 세력화에 세력을 가진 자들의 일관된 편향성이

사실 많은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이 많아지는 봄입니다.

인간으로 산다는 게 참 어려워진 시간이기도 합니다.

가끔 우리의 삶은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흐르기도 하니까요.

 한날 소소한 생각으로 아침을 엽니다.


2024. 4.24. 아침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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