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스타데이지 피울 날을 기다리다
오밀조밀한 작은놈들이
꽃대에 오르는 걸 본다
어제까지 보이지 않던 눈곱만 한 놈들이 어디서 온 걸까
화장지를 빼서 가만히 꽃대 위의 놈들을 잡는다
보라색 물로 화장지의 면들을 적시며
사라지는 것들
작은 점 하나가 날개를 입고 오르다 사死했다
이미 사한 것이다
꽃대의 곳곳에 알을 슬어 생을 즐기던 작은 벌레
당연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꽃이 소중한 걸까
벌레들이 안타까운 걸까
여전히 손에 쥔 화장지에는 보라색 물
몸이 톡톡 터지며 점들이 뭉그러질 때
나의 생각들도 뭉그러진다
2018.4.1.
시집《그 해 여름은 모노톤으로》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