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또 하나의 존재

by 김비주

밤에 모인 시는 밤을 말합니다

어스름한 불빛 아래에 흔들리는 시

시의 상투를 잡고 싶은 밤, 낯선 냥이의 애틋한

울음이 공간을 부여잡고 나는 나의 시들을 두들깁니다

어머니의 다듬이질 소리가 구성지게 가락을 만들고

기억 속의 시들은 밤새 웁니다

헐렁하고도 딱딱거리는 리듬감 고막을 후벼 파고듭니다

모든 것들은 알록달록 싱그러운 휘파람 소리를 내고

제 흥에 겨워 오래도록 춤을 춥니다

마음을 따라 돌아가는 단무처럼

기술은 아마추어 숙련공의 절삭된 기능

푸른 해원을 떠난 바다의 소리는 눈감으면 들립니다

난 흘러내리는 모든 것들을 온몸으로 받아

아침에 올 사랑을 씁니다


난 붓다의 유미죽이 필요합니다


201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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