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민정 Aug 27. 2021

‘선택의 순간’ 보다 중요한 것

[마음치유 프로젝트 힐링 칼럼 5]



  좋은 직장을 놔두고 갑작스레 유학을 떠난 선배가 5년 만에 한국에 귀국했다. 꿈의 직장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이들이 선망하던 곳에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갑자기 떠난다는 소식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뜬금없이 유학을 가겠다고 하는 것도 놀라웠지만 대부분 취업 준비에 한창이던 동기, 후배들 사이에선 아까운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난다는 소식에 더욱 놀랐다. 안정적인 자리를 마다하고 떠난 그곳에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모든 것을 접고 다시 한국에서 새롭게 시작한다고 하니 역시 선배답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거기서 정착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선배는 갈 때도 속전속결이더니 올 때도 어쩜 그래요?” 

  “나는 특별히 고민하지 않아. 선택한 대로 까짓 거 그냥 가는 거지 뭐!” 
 

삶의 주거지와 하는 일이 완전히 뒤바뀌는 큰 선택의 기로에서도 너무나 쉽게 결단 내리는 선배를 보며 ‘선택’이란 단어의 무게와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인생은 매일이 선택의 연속이다.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삶 속에서 이게 고민거리가 되는지 우스울 정도로 사소한 일조차 고민할 때가 있다. 어떤 옷을 입고 나갈지, 점심 메뉴를 고르는 따위의 일까지…. 

하물며 결혼이나 이직, 거취를 정하는 일은 오죽할까.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밤잠을 설칠 때도 있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서부터 A가 좋을지, B가 더 좋을지, 아니면 C나 D는 어떠할지 등등 수많은 선택지 앞에 오랫동안 망설이고 머뭇거린다. 그래도 도무지 모르겠으면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면서까지 최고의 정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선택이 나에게 유리한 것인지, 어느 것이 더 좋을지에 대한 계산 때문이다. 무엇을 선택해야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혹은 더 쉽게, 더 빨리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을까를 놓고 치열하게 머리를 굴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한 번뿐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이 선택을 잘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것을 지나치게 어렵고 힘든 것으로 만들었다.
 

  따지고 보면 여러 갈래 길이 있을 뿐이지 잘못된 선택이란 있을 수 없다. 최고의 정답이란 것도 없다. 단지 내가 선택한 결과에 대한 ‘책임’만 있을 뿐! 그리고 단 한 번의 선택, 그에 대한 결정이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때는 엄청나게 중대한 선택인 것 같아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지나고 보면 별 거 아닌 일들이 많았다. 


정말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이런 기회는 없다고 선택했지만 그게 전부 좋은 결과를 낳진 않았다. 반대로 어쩔 수 없이 원치 않은 선택을 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나에게 더 많은 기회와 성과를 가져다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니 어떠한 선택의 결정을 두고 잘했니 못했니를 따지고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길을 가고자 했던 나에 대한 믿음과 과정에 대한 진정성이랄까.
 

  선택의 유불리를 따지며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보다는 내가 한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나 자신을 믿고 그 길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 번 결정한 이상,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는 접어두고 오직 내가 선택한 길만 바라보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이다.


 내 예상과는 달리 원하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내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방증은 아니다. 그 과정에 진심을 다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선택은 충분히 가치 있으니까.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그 선택을 실패로 매도하지 말고,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말자. 

값진 배움의 시간으로 내 선택을 소중하게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선택의 순간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나에 대한 믿음과 뚝심’이라는 것을, 그 선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잊지 말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담담함이 곧 대범한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