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민정 Jan 17. 2022

‘나답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마음치유 프로젝트 힐링칼럼 14]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하는 일이 있다. 1월 1일 해돋이를 보며 새해 아침을 맞이하는 일 그리고 서점에 가서 책을 둘러보는 일. 


솔직히 따지고 보면 연도가 바뀌고 1월에서 시작한다는 것일 뿐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이 매일 주어지는 새로운 하루인데 받아들이는 이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은 남다르게 느껴진다. 그날의 눈부신 빛이 좋은 기운을 가득 실어올 것만 같아서, 새 희망의 빛이 온 세상 곳곳에 비추어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고나 할까. 


  집 근처 동산에 올라 임인년의 첫 태양을 기다렸다. 빼꼼히 고개를 내민 태양을 맞이하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고 일출의 장엄함에 깊은 감동이 몰려온다. 붉은 태양이 전 세계의 아픔을 걷어가길,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염원하며 그 감격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새해 아침을 기분 좋게 맞이하고서 오후에는 자주 가는 서점에 들렀다. 새해가 되었으니 많은 이들이 지식이나 마음의 양식을 쌓고 싶어 하는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올랐으리라. 책을 가까이하고자 하는 열망이 높아져서인지 서점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 천천히 책을 살피던 중 내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드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공부할 게 너무 많아. 이거 언제 다 공부하지?” 

  “요즘 이게 대세라는데 관련 자격증이나 따야겠다. 혹시 알아? 스펙에 도움될지.” 

  “신년 운세를 봤더니 재물운이 좋다고 저축보다는 투자를 하라네. 그래서 이번 참에 주식을 해 보려고.” 


  몇 걸음 사이에 전해 들은 누군가의 말들 속에서 설렘이나 기대보다는 밀린 숙제를 해야 하는 듯한 부담감과 남의 옷을 입은 듯한 불편함이 느껴졌다. 서점을 나온 이후에도 뭔가 모를 씁쓸함이 한참 동안 내 뒤를 따라왔다.


  새해가 되었으니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정작 자신이 원해서 정한 목표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내게 필요한 것인지, 정말 내게 좋은 것인지도 모르면서 해야 할 것 같아서, 좋다고 하니까 결정된 세상과 타인에 의한 목표는 아닐는지…. 


  그들의 말에는 빠진 게 있었다. 내가 세운 목표라고 하나 그 목표 속에 바로 ‘나 자신’이 빠져있다. 나를 중심에 둔 목표가 아니라 타인이 정해주고 세상에 맞추어진 목표였다. 내 인생의 목표이자 계획에 정작 중요한 나는 어디에도 없다. 


  나를 빠뜨린 채 달려간 목표 끝엔 무엇이 있을까? ‘결과’에 초점을 맞춘 목표는 그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자책과 실망이 크게 남는다. 목표를 이루고자 치열하게 살았으나 그 끝엔 공허감과 허탈감을 마주하기 십상이다. 반면에 ‘나’를 향해 맞추어진 목표는 그것을 달성하지 못할지언정 그 과정 마디마디에 순수한 기쁨과 만족감이 스며있다. 


  그래서 부디 목표의 과정 속에 내가 있었으면 한다. 나를 채찍질하고 들볶는 목표보다는 나에게 힘을 주고 북돋을 수 있는 목표이길 바란다. 세상이 필요하다고 해서 설정한 목표가 아닌 나 자신에게 의미 있고 중요한 목표 말이다. 어쩌면 좋은 스펙을 쌓고 부와 명예를 높이는 목표보다는 빵을 좋아하는 나에게 제빵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쿠킹교실이, 목공예에 관심이 많은 내가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작은 찻상 완성하기라는 목표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더 큰 행복과 보람을 가져다줄 테니까.


  그 어떤 목표라도 좋다. 다만 타인이 세워 놓은 기준을 좇아 바깥에서 구하기보다는 나 자신이 기준이 되었으면 한다. 나에게 가치 있는 것들이 소중한 목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다시 한번 내 목표를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새해를 맞이한 시점에 철저한 계획과 시간표보다 중요한 건 나에게 보내는 믿음과 나를 향한 응원이다. 더욱더 높이 올라가고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보다는 내 삶의 무대에서 나답게 성취해가는 기쁨을 즐길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씩씩하고 힘차게 살아갈 그대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면 아이에게 말 걸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