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일본어사이 365일
貝 かい 카이 조개
旬の食材 しゅんのしょくざい 슌노쇼쿠자이 제철음식
한류덕분에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도 한국음식을 즐기는 이도 크게 늘어났다.
덕분에 한국음식이 그리울 때 멀리 한국슈퍼까지 나가야되는 수고로움은 사라지고
근처의 일본로컬슈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쉽게 만나기 어려운 게 있어는데 그게 "꼬막"이다.
이름도 귀엽고 맛도 좋은 꼬막은 일본말로는 "하이가이" 라고 한다.
고등어나 멸치처럼 한국과 일본 어느 쪽의 슈퍼에도 놓여있는 식재료와 달리 꼬막은 이름조차 생소하고 조리법은 찾아도 전혀 나오지 않을 정도다. (그에 반해 꼬막과 닮은 피조개 "아카가이"는 일본 초밥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미국이나 똑같은 풍경 똑같은 음식에 잠식되어가는 것 같지만 이런 제철음식 등은 지금 내가 발딛고 있는 곳인지 알려주는 것 같아 좋다. 특히 꼬막은 소설 <태백산맥>에서 자주 등장했던 식재료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억새게 먹고 살기위해서는 뻘에서 꼬막을 캐어내야됐고 중요한 날 차릴 것 없는 살림에도 꼬막무침이라도 올리려고 했던 모습에서 내가 벌교사람이라도 된 것만 마냥 꼬막에 마음을 두는 것이었다.
그런 꼬막이 재작년서부터 도쿄 신오쿠보의 한국슈퍼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꼬막이라고 크게 플랜카드가 붙어있었고 보퉁이만한 3-4개의 자루가 수조안에서 작은 기포를 뿜어내고 있었다. 가족없이 혼자 지내는 도쿄에서 저걸 지고 전철을 타고 집에 도착해 혼자 손질하고 혼자 삶고 혼자 양념장을 만들고 혼자혼자혼자...다 혼자하는 걸 상상해보았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진맥진해져 반가운 그 모습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가족없이 같이 나눌 사람없이는 아무리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이라도 손이 가지 않는거구나 싶었다. 혼자 먹는 향토음식이라니. 문장을 그렇게 늘어놓으니 어딘가 막힌 듯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