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과 증권거래소
증권 거래소의 탄생
앞서 용감한 마을 사람들과 신중한 마을 사람들이 밥 아저씨의 핫도그 가게에서 만들어진 주식과 채권 시장이 온전히 작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첫 번째 인프라 장치로 회계감사를 이야기했다. 이제 사람들은 밥 아저씨의 핫도그 가게의 수입과 지출, 자산과 부채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가진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제든 Dart를 통해서 밥 아저씨의 핫도그 가게 재무제표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핫도그 가게의 주식과 채권을 거래가 극도로 불편했기 때문이다. 만기가 존재하는 채권의 경우는 사실 큰 문제가 없었다. 거래가 되지 않더라도 만기가 되면 채권을 회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신중한 마을 사람들은 한번 산 채권을 만기까지 거의 매매하지 않는다. 문제는 주식이다. 주식의 경우 만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용감한 마을 사람들이 원금을 다시 찾아가기 위해서는 발행된 주식을 제2의 용감한 마을 사람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수요와 공급의 존재는 그 자체가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밥 아저씨의 핫도그 가게 주식을 사려고 하는 충분한 사람들과 판매하려고 하는 충분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먼저 서로의 존재와 원하는 가격, 물량을 알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이러한 지구인들의 필요는 자연스럽게 증권 거래소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최초의 증권 거래소는 고대 로마 시대에 만들어졌다. 당시 로마인들은 카스토르 신전에서 현재의 주식과 비슷한 파르테스(partes)라는 것들을 사고팔았다. 그리고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다. 1602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증권 거래소가 생겼다. 이 거래소에서는 최초의 주식회사라고 할 수 있는 동인도회사의 주식과 그 이후에 생긴 수많은 증권들이 거래되었다. 런던에는 조나단의 커피 하우스(Jonathan's Coffee House)가 있었다. 당시 런던 사람들은 그곳에서 모여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1698년 누군가 커피하우스 벽에 주식들의 가격 리스트를 붙이기 시작했고, 조나단의 커피 하우스는 결국 런던 증권 거래소가 되었다. 1792년 미국의 증권 딜러들은 버튼우드 나무 밑에 모여서 뉴욕 증권 거래소를 만들었다. 1990년 사회주의 국가였던 중국에서조차 증권 거래소가 만들어졌고 맹렬히 기능하기 시작했다. (출처: Open Yale Courses / Financial Markets (2011) / Robert J. Shiller / Lecture 21 Exchanges, Brokers, Dealers, Clearing houses 내용을 재구성)
(출처: World Federal Exchanges 월간 리포트 , https://www.world-exchanges.org/)
컴퓨터와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지구인들은 증권거래소에서 모여 소리를 지르면서 상대 거래자를 찾아다녔다. 만약 IBM이 필요하다면 거래소에서 IBM을 거래하는 사람들 무리로 접근해서 자신이 원하는 거래 상대자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 지구인들은 사무실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 MTS를 통해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현재의 증권거래는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집중화된 단일한 증권 거래소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증권에 대한 잠재 매수자와 잠재 매도자는 거래소에 자신이 원하는 가격과 물량을 등록하고 거래소는 이 두 개의 값이 일치되는 거래들을 매칭 하여 성사시킨다. 거래가 이루어지면 거래소는 거래가 완료된 증권의 소유자를 변경하고, 결제대금을 정산하며, 나중에 배당이나 이자가 발생했을 때도 각각의 주인에게 전달한다.
거래소의 존재로 말미암아 금융시장이 얻는 이득은 분명하다. 우선 거래 상대방을 찾기가 매우 쉬워졌다. 풍부한 매수자와 매도자는 그 자체로 시장을 정화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증권 거래소는 체결된 거래에 대한 가격과 거래량에 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한 증권의 가격과 거래물량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재무제표 따위 보지 않고 증권의 가격의 움직임을 지속해서 바라만 보아도 미래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론이 있을 정도다. 거래소가 이런 데이터를 만들고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증권거래가 증권거래소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출처: 한국거래소, http://marketdata.krx.co.kr)
회계감사가 완료된 재무제표는 기업의 현황에 대한 내부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 증권거래소가 제공하는 가격과 거래량 데이터는 해당 기업을 시장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외부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와는 별도로 미래에 도래한 변화에 대한 통찰을 가지고 있다면 이 세 종류의 정보를 조합하여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주식과 채권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결국 이 세 가지 정보의 서로 다른 조합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남아있는 이야기는 하나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과 채권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 구독, 라이킷,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