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그리고 20대의 시작
나의 10대의 삶과 20대의 삶은 너무 간극이 크다.
10대까지만 하더라도 자신감 넘치고 행복한 기억이 가득하다.
하느님이 보시기에 내가 너무 철이 없어서 그랬을까. 20대부터 내 인생은 끝없이 바닥으로 내려갔다. 바닥으로 너무 내려가서 지하 깊이 있었다. 지하 터널이 너무 길게 느껴져서 언제쯤 빛이 보일까 싶었다.
고등학교 때 내가 하고자 마음먹으면 성적도 잘 나오는 편이었고 나는 그런 내가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될 줄 알았다. 내가 지원한 수도권 4년제 대학에 다 떨어지면서 대학입시에 쓴맛을 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며 살았던 거 같다. 그 당시 친구들이 고3 때 자신이 갈 수 있는 최상의 대학을 위해 나름 많은 준비를 했던 거 같은데 나는 전략도 부족했고 운 또한 없었다. 결국, 나는 수도권에 있는 전문대에 가게 되었고 전문대에 가서 편입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의 10대 시절은, 친구들에 비해 현실 감각이 너무 없었던 거 같다. 10대에 현실을 직시하고 꿈꿨다면 좋았을 텐데, 난 인생의 쓴맛을 본 후 현실 감각이 키워졌다. 내가 현실적인 사람이었다면 ‘꽤 괜찮은 기업에 들어가 일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사람들이 알만한 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은 다른 일을 하더라고, 과거의 그 경험이 나를 증명해 줄 증표 같은 거다. 그 문턱이(대기업 취업) 내 꿈이 아니더라도 그 문턱을 넘어보는 경험도 소중한 경험이고 커리어에 많은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3 때 나랑 비슷했던 친구들이 4년제에 가고 대기업 혹은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을 하거나 공무원에 합격을 했고 그들은 나에게 보이지 않은 선을 긋기 시작하였다. 영원히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친구들과 거리가 생겼다(친구와의 우정 그거, 정말 부질없음을 깨달은 때다). 카페 사장님 혹은 사업가를 꿈꿨던 나는 졸업 후 많은 이직 끝에 정착할만한 중소기업에 다녔다.
현실감각이란 무엇일까? AI에게 물어봤다. 사물이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이는 자신의 내적인 생각이나 이상을 외부에 실존하는 세계(현실)와 연결하여 객관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식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감각이다. 현실감각 또한 중요한 능력이다.
자신을 과신하지 않고 현실적인 꿈을 꾸며 사는 삶도 괜찮다(아니 고생을 덜 한다). 그 꿈이 내 꿈의 종착지가 아니었음을 알았다면 다른 꿈을 준비하면 된다. 김승호 회장님의 말로 알려진 ‘꿈을 크게 가져라, 깨져도 그 조각이 크다’라는 말은 언뜻 들으면 좋은 말인 건 맞지만, 자칫 어린 친구들에게 허황된 꿈을 줄 수도 있는 말이다. 현실을 알고 나를 알고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