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월요일이어서 그런가. 시작도 전에 지치는 느낌이다. 내가 나를 너무 챙기지 못한 세월이 많으니, 오늘은 나 자신에게 대견하다는 말 한마디 해주고 시작하기로 한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그래 괜찮아』라는 책을 보면서 주기적으로 나를 챙겨주겠다고 결심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다.
지친 나에게 내가 해주어야 할 말은 "잘했어."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칭찬을 잘하면서 정작 필요한 나에게는 안 해줘. 그동안 못 하면서 살았다면 오늘부터 해봐. 그렇게 한다면 그대는 내일부터 더 많은 사람들을 칭찬하게 될 테니까.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그래 괜찮아』 중에서
살짝 마음이 다운되었지만 다시 일으켜 세운다. 사람이 언제든 기분이 좋을 수만은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별 문제도 아닌데 가라앉아버린 기분을 끌어올리는 힘 정도는 나에게 있다. 문득 글을 쓰는 것은 마음을 다잡는 데에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에세이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를 떠올리며, 집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그 책을 읽으며 '아, 이런 마음을 가질 수도 있구나!' 생각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친다'는 것 말이다. 하긴 정리만 꾸준히 해봐도 집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시간과 에너지가 된다면 집을 고치는 것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대부분 집을 습관처럼 쓸고 닦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꾸미긴 해도, 그 안에 담긴 나를 찾아보거나 바라본 적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닫아놓은 방에 있는 외면하고 싶은 과거와 한껏 꾸며놓은 공간에 놓인 욕망 같은 것들 말이다. 지금의 공간에서 같이 살고 있는 '과거와 미래의 수많은 나'를 만나는 건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된다.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문득 '지금의 나'에 대해 오늘은 좀 더 사색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다운 게 무엇인지,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 말이다. 드라마에 보면 "너답지 않게 왜 그래?"라는 질문에 주인공은 "나다운 게 뭔데?"라며 반항한다. 그 장면이 조금은 오글거리긴 해도 살다가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 아니겠는가. 오늘을 그 날로 잡았다.
『쓸모인류』의 주인공 빈센트 씨는 정리정돈을 "머무는 공간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이라 말한다. 정리정돈을 잘하기 위해서는 노하우보다는 의무적으로 실천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꾸준히 해서 몸에 배면 결국 삶의 기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쓸모는 결국 오래된 삶의 습관에서 나온다"는 말이, 내게 반짝이는 가르침이 되었다.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134쪽
'머무는 공간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이라는 말이 맴돈다. 너무 책임감 없이 지내왔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그래도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제라도 책임감을 갖게 된 것도 다행이고 말이다. 삶의 기술이 좀 더 윤택해지기를 기원해본다. 삶의 습관을 만들기 위해 오늘 하루도 멋지게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