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을 감상할 때

by 호접몽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당연히 가장 먼저 작품을 본다. 그러다가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든가 나에게는 별 감흥이 오지 않는 등 작품에 살짝 지칠 때쯤에는 다른 데에 시선이 간다. 작품 감상을 하는 사람들도 행위예술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한동안 감상할 만하다. 미술관에는 곳곳에 의자가 비치되어 있는데 작품 감상하다가 지치면 쉬어가기에 좋다. 거기에 앉아서 쉬면서 작품을 한참 바라보는 것도 체력도 비축하고 원하는 작품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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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미술관을 가고 나서야 눈에 들어온 것이 있으니 바로 액자 프레임이다. 지금껏 작품 감상을 하자면 당연히 액자는 항상 보아왔던 것이다. 그 어느 액자도 똑같은 것은 없었는데 액자 프레임 자체도 작품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된 것이다. 그것을 처음 인식한 것이 바로 이 작품 앞에서였다.



이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Argenteuil (아르장퇴유), 1875년 작품이다. 다른 작품 앞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액자 프레임을 문득 이 작품 앞에서 생각한 것이다. 이 작품이야말로 액자 프레임까지 더해서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 액자 프레임은 누가 고르고 완성했을지까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여기까지. 궁금증을 해소할 노력은 여태 하지 않았다. 혹시나 거기에 대해 아는 분이 계시다면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클로드 모네
Argenteuil (아르장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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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엔 디네 Etienne Dinet
<사랑의 노예와 눈의 신> (아랍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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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밑에 표시된 것은 오디오 가이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 감상은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설명이 너무 길어서 작품 감상이 늘어지고, 오디오 가이드가 없으면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알기가 힘들다. 미리 책을 읽고 가면 아는 정보 확인하는 차원에서 작품을 바라보니 경이로운 느낌이 덜하고, 모르고 가면 그야말로 눈앞에 보이는 게 그냥 옛날 작품이구나, 아무 감흥 없이 돌아오게 된다.


미술관에서는 플래시만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을 찍어도 된다.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하니 열심히 찍었지만, 사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내가 이런 걸 쓸데없이 왜 찍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냥 그 시간에 감상이나 더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은 그 무렵의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때의 사진을 차근히 바라볼 수 있으니 나름 괜찮은 감상 시간이다.


때로는 이렇게 사진이 몇 년 후의 나를 위해서도 존재한다. 그리고 작품 사진을 찍긴 했지만, 액자 프레임까지 잘 담아놓은 것은 그리 많지 않아 살짝 아쉽다. 분명 이 세계도 치열한 창작의 고통이 있을 텐데, 내가 모르던 세계를 얼핏 본 듯한 느낌이다. 오늘은 명화에 액자 프레임도 작품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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