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찍어둔 여행 사진을 틈틈이 뒤적이다 보니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나는 미술관 박물관이 싫어요'라던 나에게 의외로 미술관에 다녀온 사진이 많다는 것이다. 작품 사진도 엄청 많이 찍었다. 이 사진들을 한참 묵혀둔 후에 이제야 하나씩 음미하는 것이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 사진들을 다시 볼 시간이 생겼을지 살짝 의문이다.
그리고 미술관 방문으로 찍은 사진을 보다 보니 피카소 전시회는 서울에서도 제주에서도 다 가본 것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기획전>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를 관람한 적이 있다.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까지 포함해서 생각해 보면 '피카소'의 작품을 보고자 적극적으로 세계곳곳(이라기에는 살짝 빈약하지만)을 누볐다고 할 법도 하다. 뭐 이 정도면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지도 못할 수준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피카소 전시회에 가서 별별 작품을 다 만나며 신기해했다.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였던 피카소는 별의별 작품을 다 만들었다. 심지어는 시도 썼다. 우리가 '피카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그' 그림 말고도 다양하게 창작활동을 했으며, 당대에도 후대에도 업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피카소 미술관'이라고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피카소의 유족들로부터 유산 상속세를 작품들로 기증받아서 피카소 미술관을 개관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놀랍다. 어쩌면 금전적으로 책정된 상속세보다 지금 훨씬 더 높이 평가될 테니, 프랑스 정부 측이 이득인가. 아니면 유산 상속세를 작품으로 기증할 당시의 시세에 따르자면 유족들이 이득인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방식도 후손들을 위해서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파리에서 스페인 화가의 미술관 방문이 웬 말이냐고 한다면 천만의 말씀. 피카소는 인생의 상당 부분을 파리에서 보냈다. 프랑스 정부는 피카소의 유족들로부터 유산 상속세를 작품들로 기증 받았고, 17세기 중반에 지어진 살레 저택 Hôtel Salé을 파리시가 사들여, 1985년 피카소 미술관으로 개관하였다. 피카소의 그림만 250여 점, 스케치, 조각, 책, 사진까지 합하면 5,000여 점이 넘는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피카소 미술관 [Picasso Museum] (프랑스 파리 여행)
지금까지 파리 여행 중 가장 최근의 여행, 그리고 그 여행의 첫날, 파리 피카소 미술관으로 향했다. 사실 파리 피카소 미술관은 목적지가 아니었다. 원래 근처에 있는 카르나발레 미술관으로 향했다가 2019년까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급작스레 피카소 미술관으로 목적지를 변경한 것이다. 여행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것이 아닌, 생각지 못했던 조율이 필요한 순간이 더 기억에 강하게 남는가보다. 여행 첫날이니 체력도 호기심도 최상인 상태에서 피카소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 작품들은 다 피카소의 작품이다. 피카소는 조각도 하셨다. 고양이, 염소 등등 조각을 보며 생각했다. '이것도 피카소?'라고 말이다. 피카소 미술관에는 그런 반응을 하게 되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그곳은 피카소의 작품이 풍성하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피카소는 생전에, "나는 세상에서 피카소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컬렉터"라는 말을 했을 만큼 자신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던 화가였고, 그중 파리 피카소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피카소의 작품은 5천여 점에 달한다고 한다.
이곳에도 마찬가지로, '엥, 이 작품도 피카소 작품이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과 '이걸 작품이라고 걸어놓아도 되나?' 싶은 미완성 작품 같은 그런 것도 있고, '이런 것도 다 모아두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냥 끄적인 듯한 드로잉까지 보관하고 전시 중이다. 물론 '내가 아는 피카소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도 많이 있다. 그런 작품 앞에서는 이상하게도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는 온갖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건물 안에 가득했다.
입체파, 큐비즘은 20세기 초 프랑스에서 일어난 서양미술 표현 양식의 하나다. 앞에서도 보고, 옆에서도 보고, 위에서도 보고…. 그것을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여 시도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피카소가 워낙 유명하다. 유산 상속세를 작품으로 받았다는 설명을 괜히 봤나 보다. 지금은 그의 작품을 보며 '이건 얼마일까?'하는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 예술성을 어떻게 지키느냐가 관건이다.
_파블로 피카소
파블로 피카소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만일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뭐 하러 그걸 하겠는가?"라고 말이다. 먼 훗날 미래에 대한 것이나, 며칠 후의 일도 그렇고,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인가 보다. 멀리까지 안 가더라도, 나는 오늘 피카소에 관한 글을 쓸지 몰랐고, 이 글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도 아직 모르겠다. 피카소 작품 사진을 더 넣을지 여기에서 더 뺄지, 이 글을 마무리하고 굴국을 끓일지 책을 더 읽을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하긴, 무엇을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뭐 하러 그걸 하겠는가. 오늘은 그냥 힘 좀 빼고 살아지는 대로 살아보자며 커피나 한 잔 더 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