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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접몽 Apr 30. 2021

셰익스피어 소네트 89

때로는 시 감상에 있어서 '누구누구의 작품을 봐야지'라고 작정하며 책을 펼쳐드는 것보다는 우연에 의한 만남이 좋다. 오늘 내가 그랬다. 시 감상을 위해 책장에 손을 뻗은 다음, 펼쳐들어보니 셰익스피어의 소네트가 나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내가 자발적으로 영시를 감상하는 일이 거의 없었으니, 지금이라도 그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오늘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89를 감상하는 시간을 보낸다.




셰익스피어 (1564~1616)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비평가 칼라일로부터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는 평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햄릿》 《리어왕》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있다.

(출처: 장석주 시인의 마음을 흔드는 세계 명시 100선 325쪽)



셰익스피어 소네트집


·《소네트집》은 총 154편의 소네트가 수록되어 1609년에 출간되었다. 주로 젊은 미소년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필연도: 1593년~1598년 사이 집필


·소네트란 14행의 정형시로 각 행은 약강 오보격(iambic pentameter)이다. 원래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와 페트라르카가 주로 쓴 연시였는데 16세기 초에 토마스 와이어트 경과 헨리 하워드 서리 백작이 영국에 들여왔다. 영국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변형 발전시켰는데 특히 셰익스피어의 소네트가 유명하다. 셰익스피어 소네트의 각운은 abab, cdcd, efef, gg의 형태로 4행씩 3개에다 하나의 2행 연구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12행에서 전개되던 내용을 마지막 2행으로 결론을 내린다. 이 두 행은 경구적 내용을 담고 있을 때가 많고 앞의 내용과 반전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


·총 154편의 소네트들의 창작 연도, 수록된 시의 배열순서 등에 많은 논란이 있다. 또한 이 시집에 담긴 이야기들이 시인 자신의 자전적 성격을 띤 것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이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사생활에 관한 실마리를 찾고자 많은 학자들이 이 시집을 연구해왔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 중 120여 편이 셰익스피어의 젊은 남성을 향한 흠모와 찬미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동성애적 기질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데는 필독으로 여겨진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소네트89






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더 절리라.



그대의 말에 구태여 변명 아니하며……





그대의 뜻이라면



지금까지 그대와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가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경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아는 체하며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하여 싸우리라.



나 또한 사랑할 수 없으므로.






셰익스피어는 희곡에서 워낙 인상적이어서 그런지 소네트를 솔직히 낯선 느낌이다. 오랫동안 음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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