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말버릇 마음버릇 몸버릇』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날씨가 바뀌듯, 혹은 몸 상태가 좋다가도 나빠지고, 나쁘다가도 좋아지듯, '운'이나 인생도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쁘게 느껴지는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 『말버릇 마음버릇 몸버릇』92쪽
이 말을 정리에 적용시켜보면 공간이 깔끔하기도 하고 지저분해지기도 하는데, 문제는 더러워졌다고 스트레스받으면서 좌절하기보다는 내 힘으로 조금씩 해결하면 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울 것인가 생각해보기로 했다. 어떤 공간을 내가 희망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큰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물건이 없으면 살 수 없지만 물건이 너무 많아도 삶이 버겁다. 너무 많은 물건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싫고, 너무 아무것도 없어서 삭막한 공간도 싫지 않은가. 그러면 어떻게 적당하게 채워나갈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물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정리하기 위해 오늘 떠올린 책은 『버려야 채워진다』이다. 이 책은 일본 시즈오카에 있는 호타이지의 주지 후지와라 도엔의 책인데,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에는 다음의 네 가지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한다.
①'언제나 부족해'라는 목마른 기분
②손익, 승패, 선악 같은 두 가지 생각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사고방식
③거리끼거나 얽매임으로써 마음을 경직시키는 완고함
④자신의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마음
이 책은 마음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들려주며, 자유롭고 가볍게 살아가는 비움의 지혜를 알려준다.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정말로 필요한 것일까요? 아니면 가지고 싶은 것일까요? 제 경험을 통해, 그리고 자기반성을 담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언젠가 반드시 쓸 날이 올 거야'라며 쟁여 놨던 것을 나중에 쓸 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욕들처럼 물욕 또한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물욕과 마주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버려야 채워진다』 53쪽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중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모든 인간 존재의 문제라면, 내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도 되지 않을까. 특히 저자는 주지스님인데 료칸처럼 청빈한 생활을 하고 있지는 못한다고 솔직 고백을 하니 더욱 인간적이어서 마음이 동한다. 비우지 못하는 나를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비우고 좋은 것을 채우도록 마음을 정리하게 도와주는 책이니 한껏 가벼운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해도 좋겠다.
그나저나 오늘도 장 보면서 필요한 물건은 물론, 필요할 것 같은 물건까지 구입했는데, 살짝 후회 중이긴 했다. 하지만 자책하지 말고 지금 내 곁에 있는 물건들을 제대로 활용하고 아껴서 잘 써야겠다고 결심한다. 누구나 물건 없이 살 수는 없지만, 또한 소유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읽은 책 『잘나가는 일류들의 자기관리 기술』에 이런 말이 있었다.
몸은 솔직하다. 피로감은 줄일 수 있지만 피로는 줄일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과로사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책이다.
『잘나가는 일류들의 자기관리 기술』 38쪽
'피로'와 '피로감'은 다른 것이다. '피로'는 몸이나 정신이 과부하되었을 때 볼 수 있는 퍼포먼스의 저하이고 '피로감'은 개개인이 느끼는 심리적인 것으로 마음가짐에 많이 좌우된다고 한다. 몸이 주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적절한 때에 휴식을 취해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정리도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몸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후다닥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잔뜩 어질러진 뒤 정리하는 것보다는 지금 3분 동안 후다닥 치우는 게 더 낫다!( 『방이 더 깨끗해졌어요! 93쪽』)'는 말을 기억하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되는 기준선을 만들어놓아도 좋을 것이다. 특히 정리보다는 다른 일에 몰두하고 싶은 정리 귀차니스트인 나 또한 적정한 타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늘은 그 기준점을 마련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