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물건의 재고 파악하기

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by 호접몽

예전에 tvN <신박한 정리>에서 탤런트 장현성 집을 정리하는 장면이 나왔다. 처음에는 크게 정리할 것이 없으리라 생각되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니 '아!' 하며 단번에 이해한다. 큰 공간부터 자잘한 물건들까지, 손대야 할 것이 많아 보였다.



그들 가족이 원하는 분위기를 잘 알겠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고 짜증 나던 현실도 이해한다. "저희도 상의를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라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방송을 보면서 '저기에서 어떻게 변하지?' 한참을 생각했는데, 역시 전문가가 필요했고 시원하게 변화시켰다.



그 답은 먼저 버릴 물건은 버리고, 공간을 재구성하고, 소중한 물건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었다. 변한 모습을 보며 가족 모두 행복해하는 표정에서 어쩌면 공간만 잘 변화시켜도 답답함과 짜증이 확 줄어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고, 공간에 따라 굳건했던 마음도 흔들릴 수 있는 존재이니 말이다.



그러면 나의 현실은 어떤가! 지금 나는 솔직히 공간 재구성에 앞서 '버릴 물건을 버리자'는 데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여전히 기초 중의 기초가 안 되는 상황이다. 물론 핑계를 대자면 다른 일을 하기에도 하루는 너무 부족하다는 등 끝도 없다. 하지만 바로 지금, 이 시간이 정리를 갈망하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때이니만큼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져본다.



오늘은 잡동사니에 둘러싸여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깨달음을 준 『물건 버리기 연습』을 떠올렸다. 물건을 들여놓는 일은 정말 쉽지만 버리는 것은 정말 크나큰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같이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때에는 '다 갖다 버리고 싶어!', '정말이지 이제는 아무것도 안 사야겠다' 등등의 감정이 생긴다. 설거지하고 청소기 돌리고 이불 정리하고 밥 먹고, 그런 일상적인 일도 에너지가 크게 소모된다.




이 책은 영국의 정리 컨설턴트가 쓴 책으로, 100개의 물건만 남기고 다 버리는 무소유 실천법이다. 이 책에서는 '당신의 현재 물건 목록'을 작성하고, '당신의 100개 물건 목록'을 선별하도록 칸을 마련해주고 있다. 재고 조사를 하듯, 물건을 모두 적어보고, 그중에서 숫자로 추리는 것이다. 요즘처럼 일단 다 꺼내 두는 것이 불가능할 때에 살짝 연습 삼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간결하고 단순한 삶을 산다는 것이 물건을 소유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어느 정도의 물질적 안락함은 필수다.
다만 보다 가치 있는 삶,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지나친 소비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물건 버리기 연습』 199~200 쪽





오늘은 이거다. 내가 꼭 소유하고 싶은 100가지를 적어놓는 것이다. 펜을 꺼내 들고 하나씩 적어나갔다. 번호를 매기고 부담 없이 뭉뚱그려 적으면 된다. 물건 버리기에 격한 반발이 있다면 일단 내가 소유한 물건에 대해 상세히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다 적고 보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안에서 추려볼 수 있다.




특히 '나만의 기준'으로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디까지나 당신의 도전이니 규칙도 당신이 정하면 된다."는 말을 따라 작성해보면 된다. 나만의 기준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작성하면 된다. 솔직히 오늘은 다소 실패한 경향이 있다. 100개 금방 찬다. 그걸로 택도 없다. 그리고 다 이유가 있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재고 파악을 하는 데에 목표를 두는 편이 마음 편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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