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여유

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by 호접몽

이제 2020년도 한 달 남짓의 시간만 남아 있다. 얼마 남지 않은 2020년에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하며 오늘 포스팅을 시작한다. 갑자기 왜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하냐면 바로 에세이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나에게』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책에서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오늘 일어난 불행을 내 인생의 운명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쓰러지지만 않는다면 나쁜 일엔 언제나 유효기간이 있다. 하지만 계속 휘둘린다면 나쁜 일은 잠깐이 아닌 평생이 될 거다. 분명한 건, 내가 인생의 중심이 되면 나쁜 일은 언젠간 지나간다.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나쁜 일은 당신에게서 점차 멀어져 가고 좋은 일이 당신을 찾아올 거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나에게』 9쪽



인생에서 항상 좋거나 항상 나쁜 일만 있는 경우는 없다. 잘 알고 있더라도 실제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몰아닥치면 휩쓸려서 나 자신이 잠식당해버린다. 특히 나쁜 일에서는 헤어 나올 수 없어 무기력해진다. 잘 견디고 극복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힘든 일을 겪고 나서 나는 예전보다 강해졌지만, 다시 불시에 내 인생에 힘든 일이 닥쳐온다면 또다시 나는 휩쓸리고 말 것이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허우적대기만 하지는 않고 다시 잘 헤쳐 나올 것이라 믿는다.



'나쁜 일엔 언제나 유효기간이 있다'는 말이 문득 위로가 되는 시간이다. 나에게 그 유효기간을 잘 버티게 해 준 것이 독서와 서평이었다. 정말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그 당시에는 책 한 줄 읽을 수 없었지만, 그 시기를 헤쳐 나오는 데에는 독서만 한 것이 없었다. 사람에게서 받을 수 없는 위로도 받고, 때로는 근심 걱정을 잊고 책 속 한 문장에 몰입할 수 있는 든든함이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올여름에 시작한 글쓰기와 정리였다. 내 속도에 맞게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나를 어둠 속에서 꺼내 주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인생이 힘들다고 투정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인생이란 언제나 순탄치 않은 과정으로 우리의 마음을 시험하며 고민하게 만든다. 당신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인생의 괴로움은 커져 갈 것이다. 당신이 불행한 사람이라 괴로움이 커지는 건 아니다. 그냥 인생이란 게 그렇다. 명심하라. 역경을 뛰어넘을 준비가 된 자만이 더 큰 수확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언젠가 당신은 포기하지 않은 자신에게, 현재를 열심히 살아준 자신에게 고마워하게 될 거다. 그때 당신은 꿈에 그리던 삶을 살고 있을 거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나에게』 230쪽



미래의 어느 날, 지금의 나에게 고마워할 마음의 준비를 하며 오늘도 하루를 살아간다.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중에서



그냥 경탄만 하며 행복을 찾고 순간 속에서 존재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존재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리고 더 행복하게 존재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의 정리정돈이 필요하다는 것도 말이다. 오늘도 후다닥 정리에 돌입한다. 지금 움직여주면 미래의 내가 좀 더 편하리라는 생각으로 조금만 더 정리해준다. 지금 상태보다 15분 정도 정리된 깔끔한 환경에서라면 마음의 때도 좀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이 뭐 별건가. 후다닥 정리 후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 정도면 내 마음이 스르르 녹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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