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지향하지만 실상은 물건과의 인연에 망설이다가 '버리기' 단계부터 속도가 더딘 나는 물건을 버리기 힘든 이유를 잘 안다. 그냥 두었을 때 먼지에 쌓여 쳐다도 안 보던 것이라도 꺼내보면 과거 어느 순간 내 삶의 열정이 들어있던 물건이기 때문에 결국 다시 그 자리에 넣어놓고 만다.
tvN <신박한 정리> 김빈우 편에 보면, 오래전 운동화를 못 버리고 신발장에 여러 켤레 쌓아두었는데, 그 시절의 열정을 떠올리며 뭉클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집도 충분히 크지만 물건들이 넘쳐나서 효율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 물건을 버리는 것이 먼저이고, 얼마나 버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건을 버리기 힘든 것은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 의미는 물건을 소유한 사람 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아득한 과거의 인연이고 추억일지라도 일단 꺼내 들면 절대 버릴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해도 누구에게나 어느 선의 '의미'를 담은 물건이 있다.
우리는 다양한 대상에서 의미를 발견하려고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 힘든 상황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내 인생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하지만 「정행」을 보면 "당신이 직면해 있는 상황에 정해진 의미는 없다. 이쑤시개, 큰물, 다리, 무성한 나뭇잎, 곧은 길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당신 자신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음을 닦기 위해 무엇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그것은 여러분의 자유다.
『신경 쓰지 않는 연습』 67쪽
오늘도 나의 마음을 다잡아 본다. 무엇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어떤 물건에 의미를 덜어낼지 생각해본다. 항상 정리를 할 때에는 '마음 정리'가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물건을 죄다 꺼냈다가 먼지만 닦고 다시 집어넣는 불필요한 과정이 반복되곤 하기 때문이다.
정리정돈을 시작하기에 앞서 '마음의 정리'를 강조하며 정리법에 도움을 준 책 『방 정리 마음 정리』가 떠오른다. 일단 정리를 하고 싶은 목적을 살펴보고 정리할 마음을 먹고 나면 구체적인 방법으로 돌입한다. 필요 없는 물건보다 '필요한 물건'에 집중하라는 것이나, 내 삶에 플러스가 되는 물건인가 살펴보는 것 등 중요한 점을 짚어주는데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특히 한꺼번에 날 잡아서 정리에 돌입하기 힘들거나,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남길 물건을 고르는 방법'으로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를 할 때 집 안에 있는 물건을 전부 끌어내서 선별하지 말고 그룹에서 품목으로 분류하고 다시 색상이나 크기별로 분류한 다음, 남길 물건을 고르도록 한다.
『방 정리 마음 정리』 46쪽
물건이 많아도 상관없다. 나에게 플러스가 되는 물건들을 기분 좋게 소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 정돈되어 있다면 그것으로 정리의 역할은 충분한 것이다. 나의 삶을 도와주고 나에게 힘을 주는 물건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당당하게 소유하고 거기에서 에너지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