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들여다보기

by 호접몽


참 이상하다. 연일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좀처럼 코로나 확진자 수가 꺾이지 않는 것을 보니 무언가 내 안에서 이상한 감정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여행을 떠올리는 것조차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듯 조심스럽고,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서 우왕좌왕한다.



문득 『너무 마음 바깥에 있었습니다』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행복하게 웃음 짓는 날들 속에
가끔은 속상한 일들이 섞여 들고,
순간순간 화나게 하는 사람들과
조금은 슬픈 저녁이 있다면,
당신은 제대로 잘 살고 있는 겁니다.

『너무 마음 바깥에 있었습니다』 중에서




완벽한 나날들만이 아니라 이런 날들이어도, 우리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거라고 토닥토닥 마음을 위로해본다. 그러면서 힘든 일은 훌훌 털어버린다. 정말 올해가 지나갈 때까지도 지독하게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코로나와 툴툴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과 좌절감, 그 밖의 모든 무거운 일들은 딱 여기까지! 생각은 일단 여기서 멈추고 짐을 벗어놓고 다시 첫걸음부터 시작한다.



『심리학자의 인생실험실』에서 저자 장현갑은 제안한다.

딱 21일만 화내지 않고 살아도 뇌가 완전히 딴판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남을 비난하기 전에 이해하고, 험담하기 전에 격려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누군가에 대한 증오심의 근원은 열등감인 경우가 많다. 남을 엿보면서 질투하거나 부러워하기보다 나를 깊이 살펴보고 나만의 장점과 가치를 파악할 것을 권한다. '남에게 보이는 나'가 아닌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나'에 관심을 갖자.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위대한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심리학자의 인생실험실』 (49쪽)



어쩌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여전히 하고 있지만 꺾이지 않는 추세에 자연스레 비난의 마음이 생겼나 보다. 딱 3주, 뇌 좀 바꿔봐야겠다. 뉴스는 지금보다 좀 멀리하고 내 마음부터 달래고 점검하며 기름치고 조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여행을 할 때도 그렇다. 여행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무엇을 봐도 시큰둥하고, 뜨뜻미지근하며, 내가 뭐 하고 있는 건가 늘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일단 쉬어야 한다. 더 감탄할 만한 것을 보러 더 열심히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멈추고 내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내 마음의 빈 공간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오늘은 여행에 대해 무언가를 떠올리는 대신, 살짝 쉼표를 찍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내 마음을 더 들여다보고, 지친 나에게 제대로 하고 있는 거라며 다독여본다. 커피에 설탕 한 스푼을 더 넣으며 월요일을 시작해본다.





P.S :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나'에 관심을 갖기, 당신은 제대로 살고 있는 겁니다.… 이런 글을 읽고 다짐하고 마음을 다잡는다는 건, 현재 마구 방황하며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겠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식성이 다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