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할 것이라는 착각
최근 쿠팡 와우멤버십을 해지했다.
참고로 나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지?"를 외치고 다녔던 사람 중 한 명이다.
이번에 해지를 하면서도 불편할까 봐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전혀 불편함 없고, 오히려 가벼운 생활을 하고 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은 매달 7,890원의 금액으로 쿠팡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쇼핑뿐만 아니라 쿠팡 플레이, 쿠팡 이츠 등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 역시도 일주일에 2-3번은 쿠팡을 사용했을 정도로 쿠팡을 애용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편리한 삶이 오히려 나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는 듯했다.
편리함의 역설이라고 할까.
예를 들어서 쿠팡을 이용하면서 와우멤버십을 구독하면 추가 할인이 될 때가 있는데, 그로 인해서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생필품을 저렴하게 사는 것은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것들"을 구입하는 게 문제였다.
(인간의 심리상 왠지 저렴하면 필요했던 것 같아 보이고, 안사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안 마셔도 상관없는 탄산수 같은 음료수,
한 번쯤 써보고 싶던 제품들,
구입할 당시에는 잘 샀다는 생각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괜히 샀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지금은 쿠팡 와우멤버십를 해지한 지 약 3주 정도 됐다.
불편한 기간도 있었는데, 해지한 다음 날 딱 하루다.
그때 마침 생필품 하나를 다 쓴 시점이라, "아 이것만 주문하고 해지할걸" 하는 생각을 했다.
그날 외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삶이 가벼워진 느낌이라 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늘 문 앞에 놓여있던 쿠팡 로켓 배송 상품들이 없어서 생활도 간결해졌다.
이런 순간들을 겪으며 쿠팡이라는 존재가 나에게 유익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 경우 OTT도 잘 보지 않고, 배달 음식도 잘 먹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있다.)
쿠팡 와우멤버십을 해지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첫 번째로, 나름 객관적인 판단을 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쿠팡 와우멤버십없이 살 수 없어!"를 외치고 다니던 나지만, 지금은 정작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더 편해졌다. 이점은 분리수거를 하면서 문득 느꼈다.
매주 수요일마다 분리수거를 하는데, 분리수거함이 굉장히 가벼워진 걸 알 수 있었다.
예전에는 매주 분리수거를 해야 했다면, 이제는 2주가 돼도 분리수거함이 널찍하다.
두 번째로는 실행력에 대한 부분이다.
쿠팡은 빠르면 구매 당일 상품이 도착하고, 늦어도 다음 날 배송된다.
그 시스템 때문에 "쿠팡에서 주문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늘 했었다.
이제는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다 써가는 생필품이 있으면 체크해뒀다가 미리 주문한다.
마지막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게 됐다.
쿠팡에는 워낙 다양한 제품이 있어서 사려고 정해둔 게 있더라도 막상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다른 제품과 비교하게 된다.
효율을 추구하는 인간인지라 비교하면서 시간도 많이 쓰게 됐다.
또 연관 제품들을 어떻게 그렇게 기가 막히게 추천해 주는지, 미끼 상품에 걸리기도 일쑤였다.
그리고 쿠팡에 최고의 장점이었던 "30일 무료반품"
지금 생각해 보면 소비자에겐 최고의 단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30일 이내에는 언제든지 환불을 할 수 있다는 옵션이 구매욕을 더욱 자극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다시 쿠팡 와우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당분간은 이 삶에 적응해 볼 예정이다.
앞으로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짊어지고 있는 게 무엇일지 계속해서 고민해 보는 일상을 보내야겠다
(* 근데 유튜브 프리미엄은 끊을 수 없음. 너 없인 못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