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과 핑계사이

내가 지금 한 선택은 타협일까, 핑계일까

by 샌디노트

인간은 적당한 타협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적절한 시점에 타협을 하지 못한다는 건, 때로는 고집이 강하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의외로 타협을 자존심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정한 기준을 끝까지 고수하고,

누가 봐도 무리인 조건을 스스로는 “아직 가능하다”며 밀어붙이는 경우다.


물론 자신만의 주관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 주관은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상황에 맞게 생각과 계획을 바꿀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타협이다.


하지만 타협을 하는 상황에서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그것이 "타협"인지, "핑계"인지 혼동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결국 타협도, 핑계도 "계획을 바꾸는 선택"이라는 같은 맥락에 있기 때문에, 핑계를 댄 선택임에도 타협을 했다고 착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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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내가 겪은 일을 예로 들어보면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요즘 러닝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은 대부분 실외에서 진행되는데, 어느 날은 한파와 눈 때문에 실외 훈련이 취소됐다.


훈련이 취소된 상황에서, 핑계를 대는 것과 타협을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핑계는 이렇게 말한다.

“실외 훈련이 취소됐으니 오늘은 쉬어야겠다. 마침 피곤했는데 잘됐다.”


반면 타협은 이렇게 생각한다.

“실외 훈련이 취소됐으니 실내 운동으로 대체해야겠다. 트랙 대신 러닝머신을 뛰자.”


주어진 상황(훈련 취소)은 같지만, 핑계를 대냐, 타협을 하냐에 따라 후속행동이 완전히 달라진다.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타협에는 대안이 따른다.

핑계에는 대안이 없다.


상황에 따라 계획을 수정하는 유연함은 필요하다.

다만 그 수정에는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대안이 도출돼야만 계획을 수정한 것이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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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를 타협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저녁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일이 길어져 야근을 하게 된 상황이다.


이때 핑계는 이렇게 나온다.

“야근하느라 고생했는데 무슨 운동이야. 헬스장도 곧 닫을 텐데, 오늘은 그냥 쉬자. 집에서 맥주 한 캔이면 충분하지.”


하지만 타협은 다르다.

“생각보다 퇴근이 늦어졌네. 원래는 한 시간 운동을 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시간이 애매하니 30분 산책으로 대체하자.”


여기서 중요한 건 ‘운동을 계획한 만큼 했느냐’가 아니다.

기존 계획을 어떻게 다뤘느냐다.


계획을 완전히 삭제해버리는 것,

그리고 계획을 축소해서라도 이어가는 것.


전자는 핑계이고,

후자는 타협이다.


이 둘을 구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조금 더 정직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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