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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샌디노트 Aug 13. 2023

[일상메모 #1]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심심한 글쓰기

글을 갈망하는 마음과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은 나의 상충하는 두 가지 자아이다.

가끔 아무 얘기나 적고 싶을 때가 있지만, '이런 시덥지 않은 얘기를 해도 되나?' 싶은 마음에 글쓰기를 주저하게 될 때가 많다.

평가받는 글이 아닌데, 어딘가에 제출하는 글이 아닌데 왜 평범함을 의미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평범하다'는 것의 개념도 규정되지 않은 개개인의 주관적 감정인 것을. 

누군가의 평범함이 다른 누군가에겐 특별함이 될 수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는데 나는 왜 지레 걱정을 하고 있던 것일까?



집주변에 나무가 많다. 창문을 통해 푸르른 나뭇잎을 사방에서 즐기고 싶어 고른 집이기도 했다. 

그 덕분에 매년 한 여름이 오면 이방의 끝, 저방의 끝에서 매미소리가 울려 퍼진다.

거실에서 멍하니 있노라면 그 소리에 매료되어 가끔 더 깊은 내면으로 빠지게 될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매미도 저렇게 열심히 목소리를 뽐내는데 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나는 무얼하고 있는걸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누가 들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나를 위해 나의 생각들을 펼쳐놓고 싶다.

그렇게 생각 조각들을 맞춰가다보면 어느 순간 그고 멋진 그림이 그려져 있을 것만 같아서이다.


그리고 한여름에 울려펴지는 매미의 소리처럼, 누군가는 의도치 않게 나의 목소리에 매료될 수 있겠지.

누군가는 이를 통해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겠지.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나의 심심한 생각들을 심심하게 남겨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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