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라 근무로 하와이 가는 길. 동계스케줄부터 새롭게 증편되어 하와이 노선을 운영하나보다. 우리 팀 전체가 엑스트라로 하와이를 가고 한국에 들어오는 인바운드 노선만 듀티로 근무하는 2박 3일 스케줄이다. 와우! 이런 좋은 스케줄이 있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스케줄 오픈 전에 엑스트라 7시간 55분 비행이 팀 스케줄에 있길래 여기가 대체 어딜까, 발리인가 카트만두인가 아이고 힘들겠다... 서로 얘기했었는데 범인(?)은 하와이 호놀룰루였다! 아무도 예상 못했던 재미있는 반전이었다.
마치 비행기 처음 탄 것처럼 창가에 앉아 사진을 엄청 찍었다. 근무하다 보면 사실 팔자 좋게 창밖 보면서 구름, 별, 하늘, 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쉽지 않다. 힘들어서 볼 생각도 들지 않는다가 더 정확할 것이다. 너무 익숙한 배경이 된 느낌. 하지만 나에게는 평범한 이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추억일 수 있다. 나도 이번 비행을 일상이 아닌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호우(호영+태우), 어반자카파, 레게평(하하+스컬)이 출연해서 추억 소환하며 너무 즐겁게 보다가 맨 마지막 차례에 진짜 신인 흰이라는 가수가 나왔다. (진짜 신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신인 특집이라고 했는데 호우와 레게평이 나왔었기 때문) 나는 처음 보는 가수였고 큰 기대 없이 그냥 봤던 프로그램 끝까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봤는데 깜짝 놀랐다. 노래를 너무나도 잘해서!!! 흰의 <시든 꽃에 물을 주듯>도 안 들어보신 분들은 꼭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고전영화 중에 명작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길래 또 감탄하며 좋은 노래가 나오는 부분만 빨리 감기 하며 보았다. (착륙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예전에 보고 너무나도 좋아서 OST 음원 다 다운로드하고, 영어 가사까지 프린트해서 따라 부르고 외울 정도로 좋아했던 영화이다. 다시 봐도 음악이 정말 아름답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보니 7남매들의 모습도 새롭게 보인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구름, 하늘을 보면 인간이 참 보잘것없는 작은 존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커다란 우주에 먼지같이 작은 내가 잠시 머물다 가는데 뭐가 이리 야단이고 큰일이고 힘이 들까 싶다.
공항에 도착하니 이미 와있는 친구. 전날 출발한 인천-나리타-하와이 편인 KE001 편인가 보다. 우리보다 몇 시간 먼저 출발해 나리타를 찍고 바로 연달아 하와이까지 오는 스케줄이라 더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잘 도착했는데 이미그레이션에서 무려 2시간이나 기다려서 그 좋은 하와의 이미지를 다 망쳐버렸다... 보통 크루들을 배려해서 빨리 통과하도록 해주는데 여기는 자국인 및 승객 위주여서 유난히 오래 기다렸다. 특히 이 시간대에 너무 많은 비행기들이 도착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아름다워서, 하와이라서 올 가치가 있는 곳이다.
Aloha! Maha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