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사지를 정말 좋아한다. 승무원을 하면서부터 동남아 비행을 가면 거의 무조건 마사지를 받기 시작했다. 방콕, 푸껫, 하노이, 호찌민, 다낭, 발리, 마닐라, 세부 등등... 정말 다양한 도시에서 다양한 마사지를 받아보았다.
승무원 중에서도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마사지를 전혀 안 받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타이식 건식 마사지가 너무 아팠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마시지도 정말 시원하고 좋아한다. 아로마 오일 마사지는 항상 좋아하고, 요새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뜨끈한 스톤 마사지도 정말 좋다.
복직 전에는 보통 20불도 안 하는 가격으로 2시간 마사지를 받았는데 요새는 보통 30불 전후 정도는 하는 것 같다. 마사지샵에 따라 다르지만 크루들이 자주 가는 곳들은 크루 할인을 해주기도 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세부에 와서 <Tree shade> 마사지샵에 갔다. 워낙 유명한 곳이고 나도 복직 전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 갔더니 싹 리모델링을 했다! 와우, 사장님 돈 많이 버셨나 보다. 마사지에 네일숍, 카페까지 확장한 모습을 보니 괜히 내가 뿌듯했다. 크루 할인을 받고 약 27불에 2시간 스톤 마사지를 받았는데 정말 좋았다. 마사지사가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손맛은 정말 프로페셔널한 느낌이었다.
나는 마사지샵 특유의 릴렉싱 한 느낌과 특유의 향기, 어두운 조명, 은은한 음악이 참 좋다. 마사지를 기다리며 누워있는데 내 마사지 인생(?)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디가 가장 좋았을까 생각해보니 넘버 원은 비행하며 받은 곳이 아니라, 약 6-7년 전쯤 휴가 때 세부로 스쿠버 다이빙하러 왔을 때 받은 마사지가 최고였다.
거기도 트리쉐이드였는데 다른 지점이었던 것 같다. 찾아보니 세부에 트리쉐이드가 총 3개가 있다고 한다. 그 당시 시설이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굉장히 깨끗했고 주변이 한적했던 기억이 난다. 거기서 받은 스톤 마사지가 너무 좋아서 정말 최고의 마사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에 발리 <라벤더 마사지>에서 받은 마사지도 기억에 남는데 그곳은 시설면에서는 굉장히 아쉬웠지만 마사지사가 정말 훌륭했다. (원래 발리에서는 로즈가든이라는 마사지샵에 자주 갔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가니 없어졌다.) 로즈가든도 스톤 마사지가 유명했는데 거기서는 특유의 일회용 망사팬티를 제공해서 인상 깊었는데 이번에 라벤더 마사지에서도 망사팬티를 갈아입으라고 제공하더라. 발리 마사지샵 필수템(?)인가 보다. 여하튼 이번에 트리쉐이드에서 받은 마사지도 탑 3에는 꼽을 수 있을 만큼 좋았다.
호찌민에서는 원래 <137>을 자주 갔는데 요새는 <미우미우>라는 마사지샵이 굉장히 핫하다고 한다. 다음번에 꼭 가봐야겠다. 다낭의 <아지트>도 좋았고, 방콕은 호텔이 바뀌어서 이번에 새로 가본 곳도 좋았다. (부아 사바이란 이름이었다.) 사실 태국은 어디든 마사지가 중간 이상은 하는 듯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사지샵도 바뀌고, 트렌드도 바뀌지만 비행을 하는 한 마사지는 계속 받고 싶다.
마사지는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