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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소살리토에서 어느 날

by mindful yj


샌프란시스코에 왔다! 4박 5일 스케줄이라 제법 긴 스테이다. 친구 같은 친한 후배와 함께 소살리토에 가기로 했다. 사실 소살리토는 예전에 가본 적이 있지만 거의 7-8년쯤 전이라 기억도 희미해졌고 (웬만한 곳들은 다 7-8년 만인 듯하다) 후배가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길을 나섰다. 포켓파이+우버 앱을 장착한 후배 덕분에 편하게 우버를 타며 이동할 수 있었다.


정말 이용할수록 신기하고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우버 풀(pool)을 이용하면 합석으로(?) 중간에 다른 손님도 태우고 각자의 목적지에 태워다 주는데 우리도 요금을 낮출 수 있고 드라이버도 손님을 더 태울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인 듯하다. 미리 등록한 카드로 요금은 자동결제가 되고 이용이 끝난 후 드라이버 평가 및 팁 제공 여부도 선택할 수 있다. 드라이버들도 좋은 평점을 받기 위해 휴대전화 충전 및 생수 제공 등 적극적으로 서비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생각할수록 획기적이고 신박한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금 확보 문제 때문에 우버 도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잘 해결이 되면 좋겠다. 결국 세계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Mama’s라는 브런치 식당이다. 식당도 구글 맵을 통해 평점 및 이용시간 등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편리했다. 사실 나는 아직 포켓파이도 없고 약간 구식(?)으로 돌아다니는 편인데 최신 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후배와 같이 돌아다니니 정말 좋았다.


덕분에 유명한 브런치 카페에서 맛있는 아침식사를 한 후 천천히 Pier 39으로 이동해 소살리토로 가는 크루즈 티켓을 구입했다. 왕복에 $26이었다. 우리는 1시 15분 배를 탔는데 앤젤 아일랜드와 티브론이라는 섬을 찍고 마지막에 소살리토에 도착해 거의 1시간이 걸렸다. (다시 Pier 39로 올 때는 직행이라 30분이 채 안 걸렸다) 그래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멋진 금문교와 다운타운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니 그냥 크루즈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다.


크루즈 타기 전 잠깐 들른 샵에서 본 귀여운 아이템들. 영어 언어유희 및 안개 낀 금문교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던 예쁜 스노우볼
배에서 본 알카트라즈 감옥의 모습. 감옥이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지만 교도관들도 같이 섬에서 감옥생활을 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저 멀리 보이는 금문교. 그러나 안개가 계속 끼어있어서 선명하지는 않다. 후배가 찍은 사진을 빌려왔다.(중간중간 후배가 찍은 사진과 내가 찍은 사진이 섞여있다)

소살리토 도착 전 들렸던 티브론이라는 섬의 모습. 평화롭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실제 물범이 헤엄치는 모습도 보았다. 아이들과 동물원에서 종종 보곤 했는데 이렇게 실제 바다에서 물범을 보니 반가웠다. 아이들 덕분에 요즘 동물원을 자주 가게 되는데 동물원에 갇혀있는 동물들이 정말 불쌍하다. 그들이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 자체가 동물학대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종종 가긴 하지만 보면서도 마음이 불편하다.

동행이 있어 건질 수 있었던 내 뒷모습

선착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후배는 결혼은 했으나 아직 아이가 없는 상태여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아가씨들은 아직 크게 관심 없겠지만 기혼자들은 확실히 이야기 주제가 비슷하고 말이 잘 통한다.

섬을 조금 더 둘러본 후 우리는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내가 <인사이드 아웃>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했더니 근처에 영화에 나온 롬바드 스트리트가 있다고 하여 구경하러 갔다. 엄청난 경사를 자랑하는 구불구불 찻길에 예쁜 꽃들이 심어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엉금엉금 내려오는 자동차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배타며 찬바람을 쌩쌩 맞은 탓에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진 우리는 잇푸도에서 일본 라멘을 먹기로 하고 다시 우버로 이동했다. 거의 20분 가까이 웨이팅 한 끝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진하고 뜨끈한 국물을 먹으니 속이 다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배불리 저녁을 먹고 우리는 다시 우버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친구랑 같이 여행 온 느낌으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직업의 특수성 덕분에 마음 맞는 동료를 만나면 우리는 친구같이 지낸다. 회사 동료라는 느낌보다는 같이 해외에서 지내고 돌아다니고 쇼핑하고 밥 먹다 보면 그냥 친구 같은 느낌이다.


물론 모든 동료와 이렇게 지내지는 못하지만 나이랑 사번이 비슷한데 코드도 잘 맞으면 이렇게 좋은 친구가 된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 집, 회사, 미래 등등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마음이 잘 맞고 말이 통하는 것 같다.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를 보니 서로 응원하고 잘하고 있다고 위로해주고 싶다.

다음 날 아침 잠깐 들린 근처 마켓. 아이들용 카트가 귀엽다. Customer in training

미국에 오면 마트에서 자주 사 먹는 초바니 요거트. 커피 앤 크림 맛은 처음이라 사 먹었다. 시큼하면서도 커피 향과 커피색의 요거트가 은근히 먹을수록 맛있었다.

처음 본 과일이라 찍은 쿠마토. 찾아보니 흑토마토라고 한다. 일반 토마토보다 항산화물질 함량이 더 높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솜사탕맛 포도 (cotton candy grapes)를 팔길래 먹어보니 정말 솜사탕 향이 나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는데 마트에는 늘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비행이 아닌 여행 같았던 이번 스테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무엇보다 또 하나의 좋은 친구를 얻은 것 같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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